[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아일릿(ILLIT)의 마법이 시작된다.

아일릿(윤아 민주 모카 원희 이로하)은 16일 미니 3집 ‘밤(bomb)’을 발매하고 타이틀곡 ‘빌려온 고양이’로 컴백했다.

윤아는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데뷔곡 ‘마그네틱(Magnetic)’을 들었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데, 이번 곡도 기분 좋은 충격을 안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데이트에서 실수를 저질러 점점 멍해지는 상태를 ‘빌려온 고양이 같이’라는 말에 빗댔다.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빌려온 고양이’는 독특한 감각의 하우스 트랙이다. 로맨틱하면서도 몽환적인 도입부, 이와 대비되는 경쾌한 훅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프랑스어 가사는 마법 주문처럼 귀를 사로잡는다. ‘꿍실냐옹’ ‘둠칫냐옹’ 등 고양이를 떠올리게 하는 표현은 중독성을 더한다. 원희는 프랑스어 발음 특훈까지 받았다.

곡 제목도 흥미롭다. 평소와 달리 조용하고 소극적인 상태를 가리키는 ‘빌려온 고양이 같이’라는 말에서 따왔다. 부제는 ‘두 더 댄스(Do the Dance)’. 데이트에서 실수했지만 상대방과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아 “같이 춤추자”고 당돌하게 고백하는 서사를 반영했다.

핵심 콘셉트는 마법 소녀다. 선공개된 수록곡 ‘리틀 몬스터(little monster)’ 뮤직비디오도 애니메이션 같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아일릿의 기조를 녹였다. 이들은 “내면의 불안한 감정을 리틀 몬스터로 표현했다”며 “젤리로 변한 리틀 몬스터를 먹어버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불안을 꿀꺽 삼켜내고 멋지게 날아오르자’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아일릿의 성장’이 담긴 앨범이다. ‘마그네틱’을 시작으로 ‘체리쉬(Cherish)’ ‘아몬드 초콜릿(Almond Chocolate)’을 거치며 구축해온 음악관은 앨범 전반으로 확장됐다. 민주는 “아일릿의 새로운 모습이 많은 앨범이라, 얼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일릿이 추구하는 성장은 ‘가능성의 기적’이다. 이로하는 “아일릿에게 마법이란,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이겨냈을 때 비로소 성장하게 된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현실의 모든 소녀들도 자신의 가능성을 인지하면 누구나 마법 소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력 면에서도 성장을 증명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민주는 “목에 피 맛이 날 정도였다”며 “보컬 역량을 키우기 위해 기초부터 열심히 연습했다”고 밝혔다. 원희도 “아일릿만의 색깔을 알리고 싶다는 열정으로 준비했다”며 “어려운 안무였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멤버들과 서로 격려하며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데뷔한 아일릿에게 지난 1년여의 시간은 남다른 의미를 지난다. 발표곡마다 히트하며 급속도로 글로벌 인기를 얻었지만, 다른 그룹의 전속계약 분쟁에 의도치 않게 거론되며 마음고생도 겪었다. 다만 마음가짐은 더 성숙해졌다.

민주는 “1주년을 돌아보니 행복한 순간이 많더라. 팬들이 곁을 지켜줬고, 우리의 팀워크도 단단해졌다”며 “앞으로도 우리는 아일릿만의 길을 계속 가겠다”고 마법 소녀처럼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편 아일릿은 오는 21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제34회 서울가요대상’에 출연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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