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역대 최고 시청률을 꿰찼지만 역대 최악의 엔딩이었다. 지난 28일 16회로 종영한 tvN ‘눈물의 여왕’이 용두사미 결말로 시청자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눈물의 여왕’ 16회는 24.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전국 유료가구 기준, 이하 동일) 이는 tvN 역대 최고 시청률인 ‘사랑의 불시착’의 21.7%를 가뿐히 뛰어넘는 수치다.

하지만 드라마 중반부부터 결말까지 가는 과정에서 개연성없는 답답한 전개와 필력 부족 등 단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김수현, 김지원 등 배우들이 없었으면 성공 못했을 드라마”라는 말이 나올 만큼, 용두사미 결말을 낸 박지은 작가의 필력에 대한 질타가 거세다.

최종회에서는 주인공 백현우(김수현 분)가 윤은성의 차에 치인 뒤 늑골이 부러진 상태에서 납치된 홍해인(김지원 분)을 구하기 위해 별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초인같은 백현우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강화인간 백현우”라며 경악했다.

심지어 백현우는 총상을 당한 뒤에도 심정지 고비를 넘기고 살아났다. 시청자들은 교통사고도 이겨내고 총 맞아도 살아남는 백현우의 모습에 쉽게 공감하지 못했다.

마지막 장면에는 2074년으로 뛰어넘어 백발노인이 된 백현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어 천국에 간 듯한 백현우와 홍해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드라마가 끝이 났다. 갑작스러운 ‘백년해로 엔딩’에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작가 은퇴작 아니냐”라며 분개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눈물의 여왕’은 신선함으로 각광 받은 드라마다. 하지만 기억상실, 교통사고 등 기존에 봤던 막장 드라마에서 흔히 나온 소재로 신선함이 퇴색됐다”며 “후반부에 이야기를 질질 끄는 느낌을 줬고 이유 없이 갈등을 자꾸 만드는 인상을 줬다. 수술을 해야될 것 같은데 ‘하네 마네’ 티격태격하면서 밀도가 떨어지고 시간만 늘리는 느낌이었다. 기존의 드라마에서 지적됐던 문제들이 후반부에서도 반복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박지은 작가가 지금까지 로맨틱 코미디를 계속 그려왔고 대체로 동화적인 세계를 보여줬다”며 “엔딩에 있어 극적인 상황을 반복해서 넣느라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던 부분이 있다. 하지만 최종회까지 갈등의 텐션을 유지해 마지막에 해피엔딩으로 풀어주는 결말은 드라마 작법에 충실한 작품이다. 시청자들의 원성이 거센 건 그만큼 이 작품에 몰입을 했다는 뜻이라고 본다”는 의견을 전했다. tha93@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