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방송인 김제동이 SBS ‘힐링캠프-좋지 아니한가’에서 공동 MC로 호흡을 맞췄던 ‘예능대부’ 이경규와 9년만에 재회했다.

24일 공개된 유튜브채널 ‘르크크 이경규’에서 ‘“제동이 얘기도 꺼내지마!”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 네!!?? l 예능대부 갓경규 EP.40’가 공개됐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마주 앉았다.

김제동이 “우리가 ‘힐링캠프’ 끝나고 거의 9년만에 보는 거다. 형님이 저를 욕한 지 10년만에”라고 말하자 당황한 이경규는 “내가 유튜브하길 잘 한 것같다. 너를 초대할 수 있어서”라고 말했다.

이경규의 태도에 웃음 짓던 김제동은 “제작진한테 연락받고 깜짝 놀랐다. 형님이 나를 불렀다고? 내 전화를 안 받으셨지 않냐. 몇 번을. 내가 명절에 전화하는 형이 4명이다. 호동이형, 재석이형, 국진이형, 그리고 형님. 그런데 어느 순간 전화도 문자도 안 받지 않으셨냐”라고 폭로했다.

이어 한때 프로그램을 함께 했던 두 사람의 절교 사건이 공개됐다. 김제동은 “‘힐링캠프’가 끝나고 집에서 MBC ‘무한도전’을 보고 있는데, 경규 형님이 ‘김제동 얘기는 꺼내지도 마. 힐링에서 잘렸잖아, 내가’ 이래서 놀라 벌떡 일어났다”라고 말했다.

이게 와전되면서 김제동은 선배를 뒤에서 밟고 일어나는 사람이 됐다고. 미안한 듯 웃던 이경규는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니었다. 재밌게 하려다 보니까. 미안하다”라고 급사과해 웃음바다가 됐다.

김제동은 “나중에 윤석이 형이 한번 술에 취해서 전화를 해가지고는 ‘너 경규형한테 그러면 안 된다’ 해가지고, 형이 나한테 뭔가 화가 많이 나셨나보다 했다”라고 말했다.

이경규는 “그게 ‘힐링캠프’가 막을 내릴 때, 그냥 끝나는 줄 알았는데 네가 (후속 프로그램을) 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어 얘가 왜 하지?’ 했다. 나한테 얘기를 안 해줬거든. 그래서 그 후로 내가 기도했다니까. ‘망해라. 망해라’ 했더니 두 달 만에 망하더라”라며 웃었다.

김제동은 “난 그 후로 그것만 망한 게 아니다. 혹시 프로그램이 아니라 나를 망하라고 한 거 아니냐. 그 후로 계속 망했다”라면서 “제작진이 ‘힐링캠프’ 끝나고 ‘톡투유’ 같은 거를 만들겠다고 해서 한 거다. 그게 ‘힐링캠프’ 뒤를 잇는 거라고 생각도 안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경규는 “나는 제작진하고 너하고 얘기를 해서 나를 덜어내고 너희들끼리 떠나는 게 아니냐고 오해를 한 거다. 그리고 ‘김제동 얘기 꺼내지 마’ 한 거는 그냥 웃기려고 그런 거다. 그날은 너 말고도 다 씹었다”라고 해명했다.

그 후로 9~10년간 야인으로 머물렀던 김제동은 “나 연예인 만난 거 오랜만이다. 나 몰락한 연예인이다. 나 오늘 당진에서 20명 있는 데서 카메라도 없이 얘기하고 왔다”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김제동 전화 거부 사태에 대해 이경규는 “바빴다”라고 말했고, 김제동은 “그래도 난 형을 진짜 존경했다. 그리고 우리가 10년을 붙어 있었지 않냐. 내가 음지의 이윤석이다. 흰색 바지에 초장 흘렸을 때 내가 바지 다 닦은 사람이다”라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

신이 난 김제동은 이경규의 온갖 흑역사를 까발렸고 이경규는 당장 무릎을 꿇으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제동의 공격에 분개한 이경규는 “너 몰락해놓고 왜 나한테 와서 그래?”라고 되받았다.

김제동은 역사 해설을 전하는 강담사로 무료로 일하고 있다는 근황도 전했다. 한때 고액 출연료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김제동은 “돈받고 하는 행사들이 시끄러우니까 싹 다 안 하게 됐다. 그래서 무료로만 한다. 그땐 좀 힘들었다. 난 마이크가 생명인데, 돈만 보고 사는 사람처럼 돼버리니까”라고 말했다.

이경규는 “사실 제동이는 더 받아도 돼. 왜? 잘해. 강연해서 웃겨주고 좋아하는 거 전달해주고 그러면 돈 많이 받아야지”라고 말했고 김제동은 “그때 누구도 그렇게 말을 안 해주더라”라며 고마워했다.

김제동은 “난 원래 길거리에서 마이크 들고 시작했다. 야구장 장내 아나운서하고, 레크레이션 강사 하고. 제가 처음 성공한 것도 다 마이크 들고 한 거다. 사람들 있을 때 얘기하는게 내 강점이라서 한 게 ‘힐링캠프’ 후속 프로그램이다”라고 말했다.

이경규는 “솔직히 내가 그때 좀 삐졌다”라더니 “너 미국 공연할 때 교민들이 울더라. 지자체나 이런 행사하는 분들 김제동 갖다 써라. 이만한 사람이 없다”라고 말했다.

9년간 방송가를 떠나있던 김제동은 “이야기하는 게 많이 조심스러워지고 주눅이 든다. 경복궁 해설도 자격 논란이 일까 봐 신경이 쓰인다. 또 ‘르크크’ 나와서도 악플 달려서 형한테 피해를 줄까 봐 주눅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녹화 말미 ‘이경규 잘알’ 김제동은 6장의 질문카드를 보고는 “난 형님이 싫어하는 거 잘 안다. 이걸 다 뽑아서 다 답하는 거다”라며 긴 녹화를 싫어하는 면을 정확히 지적해 웃음바다가 됐다.

이경규는 “기죽지 말고 화이팅 해. 난 너처럼 말 잘하면 이거 안 해”라고 말했고, 눈물을 흘리는 듯하던 김제동은 “충분히 된 것 같은데?”라며 웃음, 눈물, 감동의 마무리를 천연덕스럽게 해 박수를 받았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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