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기자] ‘대투수’가 이상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7실점 이상 기록했다. 2연속 조기 강판도 약 1500일 만이다. 뭔가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양현종은 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SSG와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4.1이닝 1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까지 나왔다. 최저 스피드는 시속 129㎞다. 올시즌 양현종이 구사하고 있는 ‘느린 속구’다. 여기에 슬라이더(15구), 체인지업(17구)을 소화했다.

공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자꾸 맞았다. 5회를 채우지도 못하고 내려왔는데 피안타가 무려 11개다. 지난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5.1이닝 동안 10피안타를기록한 후 24일 만에 두 자릿수 피안타다.

문제는 이날만 흔들린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직전 등판이던 2일 사직 롯데전에서 2이닝 9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9실점으로 크게 무너졌고, 패전투수가 됐다.

이로써 양현종은 무려 1503일 만에 두 경기 연속 조기 강판이라는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지난 2019년 4월17일 사직 롯데전에서 4이닝, 4월26일 고척 키움전에서 4.1이닝을 던지고 내려온 바 있다.

이후 한 번도 연속으로 5회 이전에 내려온 적이 없다. 5이닝이 아니라 6이닝은 ‘당연히’ 먹는 수준이고, 7이닝도 밥 먹듯 소화하는 선수다. 괜히 ‘대투수’가 아니다.

경기 전까지 통산 464경기 2214.1이닝, 162승 104패 1862탈삼진,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고 있었다. 역대 KBO리그 다승 2위다. 타이거즈 최다승 등 각종 기록도 숱하게 보유하고 있다.

풀타임 선발로 올라선 2009년부터 계산하면, 통산 348번의 선발 등판에서 2046.2이닝을 먹었다. 경기당 평균 5.88이닝이다. 거의 6회까지 책임을 졌다는 의미다.

이런 투수가 2이닝 9실점 경기에 이어 4.1이닝 7실점 경기를 잇달아 만들고 말았다. 양현종이기에 더 놀랍다. 이상한 하루다.

또 있다. 양현종이 두 경기 연속으로 7실점 이상 기록한 것은 데뷔 후 처음이다. 연속 2경기 6실점 이상은 있다. 2020년 10월24일 광주 삼성전(6실점)-2020년 10월29일 광주 두산전(7실점 6자책)에서 기록했다.

충격적인 수치다. 2경기 평균자책점을 계산하면 22.74가 된다. 이날 기록을 더해 시즌 평균자책점도 3.74에서 4.55로 껑충 뛰고 말았다. 5월이 끝났을 때 2.29였는데 딱 2경기 하고 4.55가 됐다.

경기 전 김종국 감독은 “잘 던져줄 것이라 믿고 있다. 지난 경기에서는 너무 뜻하지 않게 실점이 많았다.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원래 양현종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감독의 바람은 바람으로 끝났다. 이날 SSG에서 임시 선발 백승건을 냈다. 타선이 비교적 잘 공략했다. 그러나 양현종이 무너지니 경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에이스의 부진.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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