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이러려고 우리 제니를 캐스팅했나요?”

“‘재능낭비’가 아닌 ‘제니 낭비’다.”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의 연기데뷔작인 미국 HBO 시리즈 ‘디 아이돌’이 4일 북미지역에서 공개된 뒤 전세계 블링크(블랙핑크 공식 팬클럽)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월드스타 제니를 캐스팅했지만 분량은 10분, 대사는 3마디에 불과한데다 불필요하게 선정적인 장면이 이어져 제니의 재능을 낭비하고 명성에 먹칠했다며 분개하고 있다.

캐나다 출신 팝스타 위켄드가 공동제작과 주연을 맡은 ‘디 아이돌’은 팝 아이돌을 둘러싼 관계들과 음악 산업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HBO ‘유포리아’의 샘 레빈슨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조니 뎁의 딸 릴리 로즈 뎁이 주연으로 나섰다. 제 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전세계 미디어에 선공개된 바 있다.

제니는 극중 릴리로즈뎁이 분한 조셀린의 친구이자 백업 댄서인 다이안 역을 맡았다. 1회에서 제니의 분량은 많지 않다. 그는 무대에서 여러 댄서들과 음악에 맞춰 격렬하고 선정적인 퍼포먼스를 소화했다. 몸매가 드러나는 브라톱에 핫팬츠를 입은 제니는 남성댄서들 틈에서 마치 성행위를 하는 듯한 ‘19금 퍼포먼스’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반면 연기력을 요하는 대사처리는 단 3마디뿐이다.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YG는 뭐했냐”며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책임론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다.

제니는 HBO가 공개한 ‘디 아이돌’ 메이킹 영상에서 본인이 등장한 출연 장면에 대해 “촬영에 쓰이는 안무를 배우는데 많은 시간을 주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감사하게도 저에게는 항상 하던 일이라 매우 감사했다”라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제니의 말대로 그의 분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연기를 배우거나 안무를 익힐 필요가 없었다.

비단 제니 장면 외에도 ‘디 아이돌’은 지나치게 수위 높은 장면으로 현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당시부터 “‘디 아이돌’은 소문보다 더 유해하고 나쁘다”(롤링스톤), “아이돌 착취를 폭로하는 척하면서 착취를 즐기고 있다”(타임), “‘디 아이돌’은 음탕한 남성 판타지처럼 보인다”(버라이어티)라는 평판처럼 드라마는 스토리 전개보다 19금 볼거리에 치중한 듯한 모양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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