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KBO리그 선수로 구성됐고, 대회 기간 중 음주로 지탄받은 선수 역시 선수협 소속이기 때문이다.

선수협 김현수(35·LG) 회장은 2일 사과문을 통해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WBC 대회 기간 중 한국야구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의 대회 기간 음주논란에 대하여 한국프로야구선수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과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WBC 대표팀은 지난 3월 일본 도쿄돔에서 치른 대회 1라운드에서 호주, 일본에 패해 2승2패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2013년부터 3회 연속 2라운드 실패로 야구팬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대표팀 주축 선수였던 김광현(35·SSG) 이용찬(34·NC)과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정철원(24·두산) 등은 일본전이 끝난 뒤 숙소 인근 주점에서 술을 마셨다. 해당 사실이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폭로됐는데 ‘고급 룸살롱에서 밤새 술을 마셨다’는 것으로 부풀려져 공분을 샀다.

해당 선수들은 지난 1일 고개를 숙였고, 선수협 차원에서도 사과했다. 김 회장은 ‘국민 응원과 관심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WBC를 마쳐 선수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리그를 시작했다. 최근 KBO리그가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팬들께 감사드리며 더욱 열심히 하여 보답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음주논란이라는 납득하시기 어려운 사건이 밝혀져 국민께 큰 실망감과 불쾌함을 드렸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에게 얼마나 큰 책임감이 필요하고, 경기 외적으로도 모범이 돼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좋은 경기력만으로는 국가대표라 할 수 없다’고 통탄하며 ‘선수협은 국가대표의 명예와 품위를 지키지 못한 이번 논란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선수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선수들의 사과와 별개로 KBO는 폭로 사실이 왜곡된 것은 아닌지, 선수들의 진술이 거짓은 아닌지 명확히 밝힐 방침이다. 대회기간 중 술을 마신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볼 수는 없지만, 시기와 행태 등은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해야 상벌위원회 개최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여론에 몰려 음주행위 자체로 상벌위를 개최해 징계하는 것은 또다른 선례를 남기는 것인만큼 KBO의 신속하고 공정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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