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출연하는 비연예인 논란 끊이지 않고 있어

폭행, 혼인빙자 의혹 등 사생활 논란 불거져

김성수 평론가 “철저한 검증, 리스크 관리 필요”

[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일반인들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담으며 인기를 끌고있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들이 출연자를 둘러싼 잇단 폭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짜여지지 않은 각본, 출연자들의 생생한 반응,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 등 리얼리티의 장점은 고스란히 리얼리티의 치명적 ‘리스크’이기도 하다. 검증도 대응도 쉽지않은 일반인 출연자는 당사자를 둘러싼 논란에서는 ‘양날의 검’이 된다.

ENA·SBS Plus ‘나는 솔로(SOLO)’ 14기 멤버들이 지난달 31일 최종 커플을 확정한 가운데, 출연자 영철, 옥순을 둘러싼 폭로가 또 한바탕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최종 커플 선정을 앞두고 지난달 29일 영철의 전 약혼녀라고 밝힌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영철에게 폭행과 혼인빙자 사기 등을 당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관련 논란에 대해 공식대응을 하지않았던 영철은 1일 직접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관련 내용을 반박했다.

그는 유튜브채널 ‘촌장 엔터테인먼트 TV’에 출연해 “입장 표명을 안 한 게 저도 글을 보고 황당하고 충격적이고, 사실이 아니기에 대응을 안 하기로 제작진과 이야기했다. 오히려 했다가 제작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니까”라고 입을 열었다.

영철은 “저는 가만히 있고 끝나고 나서 만약에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해결하겠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나왔다. 법적인 문제가 있으면 잘 해결하겠고, 저는 아니라고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겠다”라고 강조했다.

14기 옥순도 전 직장동료의 폭로에 휩싸였다. 주변인을 배려하지 않는 발언들로 논란이 된 옥순에 대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옥순(14기) 방송에서도 저러고 있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옥순과 과거 같은 항공사에 재직했다고 주장하는 B씨는 “저 언니랑 같이 비행한 적 있는데 (방송 태도처럼) 진짜 실제로도 저랬다”라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이에 옥순은 “‘나는 솔로’ 촬영 이틀 전에 갑자기 합류하게 됐다. 여러 가지로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촬영에 임하게 돼 복장도, 언행도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 불편한 부분이 많이 있었을 것 같다. 내게 부족한 부분들을 지적해 주시는 것에 대해서도 깊이 통감하고 반성하고 있다”라고 사과했다.

프로그램 화제성 대비 ‘비연예인 예능 논란’ 계속

‘나는 솔로’ 뿐만 아니라 비연예인이 등장하는 프로그램들은 크고 작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반인 연애예능의 원조라고 할 채널A ‘하트시그널’도 최근 ‘시즌4’ 방송을 시작한 가운데, 승무원 출신의 출연자 김지영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방송을 앞두고 김지영에게 의사 남자친구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제작진이 대신 해명에 나섰고, 방송에서 “밀가루는 두드러기 같은 게 올라와서 못 먹는다”고 말했다가 솔직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누리꾼들은 과거 김지영이 자신의 개인 채널에 “나는 빵순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햄버거” 등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며 거짓말 의혹을 제기했다.

그런가하면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의 한 남성 출연자는 재혼 자녀를 상대로 과도한 장난을 치는 모습이 포착돼 아동 성추행으로 뭇매를 맞았고, 프로그램 폐지 요구까지 쏟아졌다.

출연자 검증 매뉴얼 못 만드나, 안 만드나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는 자주 보던 스타가 아닌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한다. 스스로를 포장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방송에서 더욱 사실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이미지를 생각하는 연예인들은 자기 말과 행동에 제약이 있는 반면 일반인들은 훨씬 자유롭다. 이러한 날것의 맛은 프로그램을 점점 더 자극적이고, 노골적인 설정으로 바꾸는데 일조한다.

제작진들은 리스크를 알면서도 출연자를 투입하고, 설사 출연자 관련 논란이 빚어져도 사과나 하차로 마무리하는 대응의 반복이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비연예인을 출연시키기 전 검증할 수 있는 기준과 매뉴얼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제작진이 어느 정도 평판 조회를 하면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논란으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한의 검증이라도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심이 든다. 일반인이 출연하는 예능은 이미 대세가 됐고 수요와 공급이 계속 있을 것이다.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게 출연자를 검증하는 조직을 만들어 미리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khd998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