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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내야수 김인환이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벨뱅크파크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 | 한화이글스

[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사실 홈런 하나만 치는 게 목표였습니다.”

지난 시즌 앞두고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어느 팀이든 그렇다. 통산 1군 경기 숫자가 22경기, 타석수는 52타석에 불과했다. 보통의 만 28세 내야수라면 방출 경계에 있기 마련이다. 1군 콜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면 방출 통보를 받는 위기가 된다.

멋지게 도약했다. 작년 5월 3윌 SSG전에서 3년 만에 1군 무대에 올라 대타로 안타를 터뜨렸고 다음날부터 라인업에 고정됐다. 지명타자와 1루수를 오가며 타율 0.261 16홈런 54타점 OPS 0.722를 기록했다. 5월에는 주로 하위타순에 자리했으나 6월부터 4번 타자가 됐다. 지난해 한화의 보물이 된 김인환(29) 얘기다.

김인환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벨뱅크파크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2023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까지 1군 무대가 낯설었던 만큼 1군 캠프도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김인환은 “1군 캠프를 시작부터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일본 고치 캠프에 뒤늦게 합류해 조금 훈련한 적은 있지만 시작부터 1군 선수들과 함께 한 것은 처음”이라며 “미국 캠프도 당연히 처음이다. 처음이지만 시차 문제도 없었고 적응도 잘 됐다. 날씨, 운동장, 웨이트 시설 등 모든 게 정말 좋다”고 최신 시설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잊을 수 없는 2022시즌을 돌아보며 “사실 홈런 하나만 치는 게 목표였다. 2군 생활도 길었고 1군에 올라와서 바로 잘 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나 자신에 대한 믿음도 그 때는 부족했다”며 “그런데 생각한 것 이상으로 홈런이 많이 나왔다. 올해에는 작년보다 더 많은 홈런을 치고 싶다. 너무 홈런 욕심을 내도 안 되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차분히 더 많은 홈런을 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향상된 팀 전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캠프에서 채은성, 노시환과 같은 타격조에 편성된 김인환은 “야수진 분위기가 좀 달라졌다. 은성이형이 오고 팀의 기준 같은 게 잡힌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좀 많았는데 은성이형이 선수들에게 조언을 잘 해준다. 내게도 작년에 잘 한 만큼 자신감을 갖으면서 단단히 마음도 먹으라고 했다. 타격에 대해서 (노)시환이와 얘기를 많이하는데 나도 꾸준히 듣는다. 도움을 앞으로 많이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인환은 채은성, 노시환과 함께 형성할 클린업을 두고 “클린업이 두꺼워졌다는 느낌이 든다. 3, 4, 5번 타자들끼리 서로 도움을 받을 것 같다. 내 앞에 있는 선수들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느낌도 들 것 같고 내 차례가 왔을 때 더 자신있게 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다가오는 시즌 보다 자신있게 해결사 구실을 하는 모습을 내다봤다.

투표 결과 2위였던 신인왕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시상식에 참석해 1위 정철원을 축하한 마음을 간직하고 동기부여로 삼을 것을 강조했다. 김인환은 “내가 못 받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시상식에 가면 최고 선수들을 볼 수 있지 않나. 이 선수들을 보면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았다”며 상을 받지 못했음에도 이례적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이유를 털어놓았다.

신인왕 경쟁 순간을 돌아보며 목표점도 잡았다. 김인환은 정철원과 신인왕 경쟁에 대해 “사실 홈런 숫자를 의식하기는 했다. 의식하지 않으려 했는데 의식이 되더라. 그래서 올해는 작년에 못한 홈런 20개를 하고 싶다. 풀타임을 뛰도록 체력적으로도 문제 없게 준비 중이다. 한 번도 하지 못한 풀타임, 그리고 풀타임을 뛰면서 홈런 20개를 치는 게 목표”라고 2023시즌을 바라봤다.

김인환, 채은성, 노시환이 클린업에서 조화를 이루면 한화 타선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다. 좌타자 한 명(김인환)에 우타자 두 명(채은성, 노시환)으로 구성도 좋다. 김인환의 반전 스토리 시즌2가 곧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 재림이 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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