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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헝가리 축구국가대표 공격수 마틴 아담(29)은 지난해 울산 현대가 17년 만에 K리그 우승컵을 품는 데 ‘복덩이’였다.

2022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울산에 입단, 커리어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에 도전한 아담은 하반기 14경기를 뛰며 9골 4도움을 기록했다. 어마어마한 괴력이었다. 키 190㎝, 몸무게 95㎏의 거구인 그는 K리그에 입성하자마자 특유의 피지컬을 활용한 문전 파괴력을 뽐냈다. 장기인 헤더는 물론 주발인 왼발을 활용한 예리한 슛이 일품이었다.

특히 아담은 지난해 10월8일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불린 전북 현대와 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킥 동점골과 역전 헤더골을 책임지며 ‘히어로’가 됐다. 입성한지 반년 만에 스타군단의 지축을 흔드는 폭풍 같은 활약을 펼쳤다.

마틴 아담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에 온 뒤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올해 그를 향한 기대치가 더 높아진 이유다. 아담은 올겨울 3㎏ 이상 체중 감량한 뒤 울산에 합류했다. 홍명보 감독은 “살이 조금 빠졌더라. 개인 운동을 했다고 하는데 (지난해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유럽에서 생존법을 익히고 자국 국가대표 생활을 하는 만큼 아담도 새 팀에서 ‘2년 차’를 방심 없이 대비하고 있다. 좋은 피지컬과 결정력을 보유하고 있어도 누구나 두 번째 시즌은 쉽지 않다. 상대 팀 모두 아담을 제어할 다양한 비책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특히 활동 반경이 크지 않고 왼발 사용하는 만큼 맞춤식 수비 전략을 강화할 게 뻔하다. 기본적으로 아담이 투입됐을 때 측면 크로스를 무력화하는 게 우선 전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아담 스스로 K리그 수비를 뚫기 위한 플랜B, C를 둬야 한다.

올겨울 울산으로 적을 옮긴 ‘토종 골잡이’ 주민규는 그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경쟁을 불가피하나 ‘윈·윈 구도’를 그린다. 리그 뿐 아니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FA컵 모두 우승컵을 바라보는 울산은 주민규와 아담의 선의의 경쟁 뿐 아니라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포르투갈에서 2차 동계전지훈련을 시행중인 홍 감독은 현지 유럽팀과 평가전에서 둘의 공존법을 찾을 예정이다. 두 공격수의 유형은 비슷하나 전술적으로 다른 역할을 부여하겠다는 의미다.

주민규와 번갈아 가며 뛰더라도 아담으로서는 여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선발로 나갔을 때 자신을 중심으로 이뤄진 전술에 기대할 수 있고, 후반 조커로 투입되면 힘이 빠진 상대 수비진을 공략할 수 있다.

아담은 K리그 활약을 이어가며 헝가리 대표팀에도 꾸준히 발탁되는 게 최우선 목표다. 내심 득점왕 고지도 노린다. 울산 역시 아담이 제 몫을 해줘야 리그 2연패와 더불어 아시아 무대 정복이 가능하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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