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린_권혁수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더 이상 온가족이 거실에 모야 앉아 TV를 시청하는 시대가 아니다.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를 비롯해 유로 케이블이나 종합편성채널 등 기존 방송 플랫폼이 중심이었던 콘텐츠 소비 패턴은 점차 웹을 기반한 플랫폼에서 손안의 모바일로 옮겨지고 있다.

과거 일방적인 제작자 중심의 생태계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소비자 중심으로 미디어 시장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또 이에 발맞춰 TV안에서 함께 했던 많은 스타들이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변신하고 있다. TV 밖으로 나온 스타는 일방향보다는 쌍방향 소통에서 나서며 기존의 방송 문법과는 다른 콘텐츠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 구독층과 함께 하기에 이를 통한 금전적인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여러 부작용도 함께 존재하고 있다. 최근 ‘로맨스 스캠(romance scam·SNS 혹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성에게 환심을 산 후 결혼 등을 빌미로 돈을 가로채는 수법)’ 의혹에 빠진 크래용팝 엘린을 비롯해 방송인 권혁수와 유튜버 구도쉘리와의 책임공방 등은 현재 콘텐츠 뒤에 숨겨진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엘린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가 된 ‘별풍선 논란’과 어느정도 일맥상통하고 있다. 별풍선은 아프리카TV 시청자가 BJ에게 보낼 수 있는 일종의 ‘사이버머니’로 엘린에 앞서 지난 7월 BJ 핵찌도 1억원이 넘는 과도한 별풍선으로 ‘조작설’을 겪었다. 이는 단순히 콘텐츠로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에서 많은 BJ들이 구독자와 별풍선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금전관계가 발생하면서 이로 인한 ‘로맨스 스캠’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방송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어 유튜브를 시작한 권혁수와 유튜브 콘텐츠로 인지도가 높아진 구도쉘리의 만남은 ‘브라탑 논란’ 진실게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의 탈의를 종용했다는 의혹은 물론 이후 논란 수습과정에서 문제에 대한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상황. 특히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까지 연결되면서 정작 구체적인 팩트체크나 주요 논점에 대한 검증보다는 일방적인 비난이 난무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핑퐁게임식 폭로와 입장 표명이 이어지며 문제의 본질을 찾기는 점차 더 어려워지고 있다.

물론 물의를 일으킨 일부로 인해 전체를 매도하거나 좋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하지만 TV 밖으로 나온 많은 스타들도 새로운 플랫폼과 콘텐츠가 가진 자유로움만 취하기 보다는 그 안에서 자신들만의 책임에 대한 새로운 선과 경계를 분명하게 두어야 한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요즘 속된 말로 선을 타는 콘텐츠가 많다. 실제 방송에서도 그 선을 잘 타는 연예인이 주목받고 사랑 받는다. 다만 기존 방송 콘텐츠가 아닌 타 플랫폼에서의 콘텐츠에서는 이 선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발생한다. 또 라이브 방송 등 여과없이 그대로 구독자와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전달이 되면서 논란이 쉽게 불거지도 한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문제가 계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크리에이터 스스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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