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배우 감우성과 김하늘의 조합이라! 믿고 보는 흥행 보증 수표인데다 이들이 '멜로' 드라마로 뭉친다고 하니,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JTBC 새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가 차차 이들의 티저를 공개하며 예열을 시작할 땐 모른 척 하기가 더더욱 불가능했다. 알츠하이머라는 장치도 돋보였기에 강력 추천하는데 손색이 없었다.


'바람이 분다'는 이별 후 다시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어제의 기억과 내일의 사랑을 지켜내는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포스터에 담긴 투 샷만으로도 대략적으로 상상되는 케미에 궁금증이 불기 시작했다.


감우성은 시련에 빠진 상황에서 첫사랑이자 아내인 이수진(김하늘 분)을 지키고 싶어하는 남자 권도훈, 김하늘은 도훈과의 결혼이 위기를 맞지만 이별의 끝에서 다시 사랑과 마주하게 되는 여자 이수진을 연기한다.


감우성은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MBC '사랑해 당신을', SBS '연애시대' 등을 통해 멜로 연기를 선보여왔다. 지난해에는 SBS '키스 먼저 할까요'를 통해 고독하고 사랑에 서툰 독거남 손무한으로 분해 2018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19금' 진한 멜로 연기로 제2의 전성기를 열며 인생 캐릭터를 업데이트했다. 멜로로 정점을 찍은 감우성이기에, 이번 또한 호연에 대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김하늘 역시 두말하면 입 아픈 멜로 여왕이다. 멜로의 틀 안에서 코믹과 서정적인 감정 등을 변주, 독보적인 '김하늘 표' 연기 영역을 일궈왔다. 영화 '동감', '6년째 연애 중', MBC '로망스', SBS '신사의 품격' 등 필모그래피만 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016년 KBS2 '공항 가는 길' 이후 3년 만의 복귀라 반가움을 더했다.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된 티저는 감우성과 김하늘의 다정한 모습부터 말다툼하는 장면까지 담아 현실 부부를 그렸다. 설렘이 가득했던 신혼을 지나, 이젠 사소한 것부터 미간을 찌푸릴 때가 적지 않은 미적지근한 사이가 됐음을 짐작하게 했다.


1차 티저는 바닷가 웨딩 촬영을 담았다. 턱시도와 드레스 차림의 두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커플같다. 김하늘을 번쩍 안아 올린 감우성과 이를 부끄러워하면서도 은근 즐기는 김하늘의 얼굴엔 해사한 웃음이 만개한다. 로맨틱 그 자체지만 이후의 티저에선 삐그덕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감우성은 아이를 갖자고 말하는 김하늘에게 "아이는 조금 더 있다가 만들자. 난 네가 더 소중해"라고 조심스레 거절한다. 김하늘을 위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연이 깃든 목소리다. 또한 김하늘은 솔로인 친구에게 "돌싱이라 좋겠다. 집에 안 들어가도 되고"라며 결혼에 회의 섞인 말을 남기는가 하면, 감우성과 말다툼 후 "너랑은 이제 진짜 끝이다"라며 얼굴에 물을 끼얹는다. "말을 꼭 그렇게 해야 돼?", "그럼 말을 어떻게 해야 해?"라며 두 사람은 사소한 것에도 예민하게 대립한다.


'바람이 분다'는 티저에 이어 지난 20일 스페셜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미리 만났다. 감우성은 "몇 번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작가님이 내 뒷조사를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권도훈 캐릭터와 실제 자신의 모습이 어느 정도 교집함이 있음을 내비쳤다. 또한 "많은 부분이 저와 닮았다고 생각하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소소한 감정도 담으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김하늘은 "극 초반 수진은 밝고 엉뚱한 면이 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포용력이 강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캐릭터 소개와 함께 "제 연기나 느낌을 존중해주시면서 리드해주셔서 의지가 된다"며 감우성과의 찰떡 케미를 언급했다.


더불어 여러 장면이 소개됐는데, 섬광이 번쩍이듯 스친 대사가 있었다. 감우성이 누군가에게 "근데 제가 왜 알츠하이머죠?"라고 묻는 것. 감우성, 김하늘에게 닥칠 시련이 무엇일지 단번에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알츠하이머라는 단어에 지난 3월 종영한 JTBC '눈이 부시게'가 오버랩됐다. 그동안 알츠하이머는 꾸준히 드라마 소재로 사용돼왔지만 가족과 지인을 괴롭히는 장치로 사용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라는 소재는 '눈이 부시게'를 통해 전환점을 갖게 됐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니, '바람이 분다'가 그려낼 알츠하이머와 멜로의 조합에 느낌표가 더해지는 이유다. 나아가 감우성과 김하늘은 실제 기혼자인 만큼, 결혼 생활에서 직접 느낀 일련의 것들과 농도 짙은 연기가 만들어낼 시너지에 기대감이 실린다. 오는 27일 첫 방송되는 '바람이 분다', 웰메이드작 탄생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대본을 맡은 황주하 작가는 '미세스캅' 시리즈, '내게 거짓말을 해봐' '스포트라이트' '해신' 등을 집필한 바 있다. '이웃집 꽃미남' '예쁜남자' '절대그이'의 정정화PD가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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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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