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연패를 달성한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이민성호’가 4일 귀국했다. 그러나 마냥 축하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됐다. 일부 선수가 금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 특례 혜택을 두고 불필요한 언행과 퍼포먼스로 뭇매를 맞아서다.

가뜩이나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국한해 체육인에게 병역 특례 혜택을 주는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지속하는 데, 이들의 ‘철없는’ 표현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국가를 욕보이고 군대를 혐오하는 국가대표에게 군 면제는 가당치도 않다’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따른 병역 혜택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군대 안 간다고 자랑하는 국가대표 축구팀, 군대가 혐오시설인가? 나라를 위해 발목잃은 군인은 바보인가?’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어제(3일) 아시안게임 축구에서 금메달이 나왔다. 경기 후 일부 선수의 발언이 가관’이라며 ‘한 선수는 금메달도 트로피도 중요하지 않다, 오직 군 면제만 봤다며 연습 중에 이등병의 편지를 틀어놓고 했다고 자랑스레 밝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선수는 전역모를 쓰고 라커룸에서 인증샷을 남겼다. 군대가 혐오시설인가? 사람이 못 갈 곳인가? 매년 입대하는 수많은 청년은 모두 호구인가? 국가대표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선수들의 의식이 이 정도라니 너무나 참담하다’고 했다.

또 ‘며칠 전 서부전선에서 북한의 지뢰로 군장병이 발목을 잃었다. 대한민국을 위해 위험지역을 수색하다 다친 참변이다. 국가를 위한다는 것은 이런 희생을 두고 해야 할 말’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면제슛 한 골에 국위선양을 존중하는 나라와 국민의 배려는 새까맣게 잊어버린 그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 당의 나경원 의원은 SNS에 이민성호 금메달 이후 선수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선수를 탓할 일이 아니다. 그 솔직함은 제도가 만든 것’이라며 ‘국가가 병역을 보상으로 걸었으니 선수가 그것을 보고 뛰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선수가 아니라 낡은 제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선수의 땀을 깎아내리자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땀이 면제 티켓으로만 기억되지 않게 하자는 것’이라면서 병역 특례 혜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23세 이하)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에 1-0 승리하면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14년 인천 대회를 시작으로 4회 연속 한국 축구의 아시안게임을 우승 미션을 달성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대표팀 자원은 병역 특례 혜택이 주어졌다. 대다수 유럽파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은 군 걱정없이 커리어를 지속하게 됐다.

군필자인 이영준(그라스호퍼) 이승원(강원) 김준홍(수원 삼성) 3명을 제외하고 20명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그런데 경기 직후 2007년생인 박승수(뉴캐슬)는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착용한 사진을 자기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대표팀 내 누군가 전역모를 대회 기간 챙겨간 것과 더불어 SNS에 자랑하듯 세리머니한 것을 두고 경솔하다는 견해가 나왔다.

또 박승수보다 한 살 많은 양민혁(베스테를로)도 이날 경기 직후 “메달, 우승은 중요하지 않았다.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까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했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군 면제’는 널리 알려진 주요 종목 남자 국가대표 선수의 동기부여다. 운동 선수로 군 문제를 해결한 기쁨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는 그에 걸맞은 행동과 품위도 따른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결산 기자회견에서 이런 문제를 두고 “소양 교육을 통해 인터뷰 스킬부터 교육을 많이 했지만, 모든 선수의 발언을 통제하기는 어렵다. 국민 정서에 맞지 않은 발언이다. 국가대표 선수답게 표현에 품위를 갖추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심지어 손흥민(LA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처럼 현재 한국 축구를 상징하는 스타도 과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얻어 병역 문제를 해결했는데, 대회 전·후로 관련한 퍼포먼스를 보인 적이 없다. 오히려 같은 나이에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나라를 위해 군 복무하는 청년을 향해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곤 했다.

대중의 비판이 더욱더 컸던 건 박승수나 양민혁 둘 다 이번 대회 다른 선수와 비교해 활약도 저조해서다. 박승수는 3경기에서 단 16분을 뛰는 데 그쳤다. 금메달 멤버로 함께 땀 흘린 가치는 인정하나, 특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경솔하게 행동한 것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주장 이기혁(강원)은 귀국 인터뷰에서 “선수단 대표 주장으로 말의 무게라는것을 생각해 말 한마디, 한마디에 책임을 가지고 얘기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진심으로 팬께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며 “국가대표 선수로 태극마크에 대한 무게감, 책임감, 사명감을 가볍게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팬께 그리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으신 분께 마음에 상처를 드렸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체육계는 물론 예체능계의 병역 특례 혜택과 관련한 제도는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일부 팬은 “BTS도 군대에 가는 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병역 혜택을 왜 주느냐”고 목소리를 낸다.

1973년 도입된 현행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는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면 3주간 기초군사훈련과 544시간 체육봉사활동으로 18개월간의 군 복무를 대체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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