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역사 왜곡’ 공방은 거세졌고 무대인사까지 취소됐다. 그런데 관객은 극장으로 향했다.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이 개봉 11일 만에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배급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3일 오후 누적 관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200만명을 넘긴 9번째 작품이다.

영화 밖 분위기는 정반대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개봉 이후 극중 ‘중정 윗선’ 설정 등을 두고 정치권과 일부 단체에서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은 영화 밖으로까지 번졌다. 제작진은 당초 예정했던 서울·수원·인천·부산 등 주말 무대인사를 취소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관련 일정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제작사 측은 작품을 둘러싼 상황이 출연 배우와 제작진에게 작품 밖에서까지 과도한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허진호 감독도 직접 입을 열었다. 허 감독은 2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영화 속 ‘중정 윗선’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같은 인물로 설정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저는 애초부터 분리해서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만약에 이것을 지시했다면 자기 목숨을 걸고 그런 지시를 내릴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기 아내를 죽이게 한다는 건 저도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었다”고 밝혔다.

영화가 특정 역사적 결론을 단정한 작품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허 감독은 수사 기록과 다른 자료 사이의 간극을 토대로 “어떤 사실이 있었다”라고 단정하기보다 “어떤 사실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도 앞서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거나 영화적 가설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한 작품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논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영화계에서는 창작자와 배우를 향한 과도한 비난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선다.

그러는 사이 관객 숫자는 200만을 넘어섰다.

스크린 밖에서는 논란이 커지고 일정이 취소됐지만, 스크린 안에서는 관객이 계속 늘고 있다.

kenn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