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97억 원 → 2025년 297.54억 원… 법원, 부족분을 다음 연도 예산으로 충당

국선전담변호사 월 보수 16년째 600만 원 동결… 대법원 자체 인상 권고도 3년 연속 미반영

김동아 의원, “보수 현실화 없이 선정 축소·보수 삭감으로 대응하면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가”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서울 서대문갑)이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2027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법원이 국선변호인에게 제때 지급하지 못한 보수 미지급액이 최근 5년 사이 약 60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선변호료 부족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7년도 국선변호료지원 예산은 전년도보다 11%가량 삭감된 것으로 나타나 국선변호 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국선변호료 미지급액, 5년 새 60배 증가

법원행정처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 국선변호료 미지급액은 2020년 4억 9700만 원에서 2025년 297억 5400만 원으로 급증했다.

2022년 28억 원 수준이었던 미지급액은 2023년 94억 원, 2024년 225억 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2025년에는 300억 원에 육박했다.

법원행정처는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2024년과 2025년 국선변호료 예산 부족 사태를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부족한 예산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이 다음 연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배정된 일반 국선변호 예산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전년도에 지급하지 못한 보수를 지급하는 데 사용되면서, 국선변호료 예산 부족이 반복되는 구조가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 법원의 대응은 ‘국선 선정 축소·보수 삭감’

법원은 국선변호료 예산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2025년 5월에는 국선변호인 선정 심사를 강화했고, 국선전담변호사에게 월 20~35건의 사건 배당을 준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상고심 국선변호 보수도 조정했다. 2025년 8월 개정된 ‘국선변호에 관한 예규’에 따라 상고심에서 변론 없이 서면만 제출하는 사건의 경우 기본 보수의 50%~80%가 감액돼 사건당 27만 5천 원에서 44만 원이 지급되고 있다.

예산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가 국선변호 사건의 선정 및 변호사 보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 국선전담변호사 보수는 16년째 월 600만 원

국선 사건을 전담하는 국선전담변호사의 처우 역시 장기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첫 위촉 시 지급되는 월 보수는 세전 600만 원으로 2008년 이후 사실상 동결돼 있다.

여기에 사무실 운영비로 지원되는 금액은 월 60만 원 수준에 그치며,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근무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근로자와 같은 퇴직금이나 성과급도 지급되지 않는다.

그 결과 국선전담변호사 선발 경쟁률도 크게 낮아졌다. 2016년 15.2대 1이었던 선발 경쟁률은 2025년 3.3대 1까지 하락했다.

△ 대법원 자체 연구·자문회의의 인상 권고도 미반영

더욱이 국선전담변호사 보수 현실화 필요성은 외부의 일방적인 요구만이 아니다. 대법원이 2022년 발주한 연구용역에서도 월 보수 50만~100만 원 인상 및 운영비 현실화가 권고됐다.

이어 2023년 사법행정자문회의에서도 월 100만 원 인상안이 확정됐다. 그러나 이러한 개선 방안은 2024년부터 2026년도 예산까지 3년 연속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미지급액은 급증하는데 2027년도 예산은 11% 삭감

이 같은 상황에서 2027년도 예산안에 편성된 국선변호료지원(사법서비스진흥기금) 예산은 842억 47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예산 946억 1700만 원보다 103억 7천만 원, 약 11.0% 감소한 규모다.

국선변호료 미지급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국선전담변호사의 처우 개선 요구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예산이 오히려 감소하면서, 국선변호 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김동아 의원 “국선변호 제도의 부담을 변호인과 국민에게 떠넘겨서는 안 돼”

김동아 의원은 “국선변호인에게 지급해야 할 보수를 다음 연도 예산으로 떠넘기는 사이 미지급액이 5년 만에 60배 가까이 증가했다”라며 “예산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법원이 내놓은 대책이 국선 선정을 줄이고 변호사 보수를 깎는 방식이라면, 그 부담은 결국 변호인의 조력이 절실한 피고인과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선전담변호사 보수는 2008년 이후 사실상 그대로이고, 대법원 스스로 발주한 연구용역과 사법행정자문회의에서 제시한 개선 방안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라며 “대법원은 보수 현실화와 미지급 사태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필요한 예산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sangbae0302@sportsseoul.com

또한 “다가오는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 과정에서 국선변호료 미지급이 급증한 원인과 예산 편성의 적정성, 국선변호인 처우 및 국선변호 제도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철저히 확인하겠다”라고 강조했다. sangbae030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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