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금메달을 따는 건 쉽지 않다. 상대가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구성됐다고 해서 한국의 아시안게임 5연패 가치까지 깎아내릴 일도 아니다.
그래서 금메달 뒤에 따라붙은 ‘병역혜택’은 또 다른 문제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일본을 3-1로 꺾고 정상에 오른 뒤, 미필 선수 16명이 예술·체육요원 편입 대상이 되면서 오래된 병역특례 논쟁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먼저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일본 대표팀을 단순한 ‘직장인 동호회’ 수준으로 보는 것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일본 사회인야구는 고교와 대학에서 엘리트 선수로 활약한 선수들이 기업팀에 소속돼 뛰는 별도의 선수 육성 시스템이다. 매년 일본프로야구(NPB)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나올 만큼 수준도 높다.
또한 야구는 단기전의 변수가 크다. 투수 한 명의 컨디션과 수비 하나, 한 번의 적시타가 승부를 바꾼다. 객관적인 전력이 앞선다고 금메달이 보장되는 종목이 아니다.
한국 역시 슈퍼라운드에서는 일본에 0-5로 패했다. 그러나 이틀 뒤 다시 만난 결승에서는 1-1로 맞선 8회 두 점을 뽑아내 3-1로 설욕했다.
공은 둥글다. 전력뿐 아니라 컨디션과 집중력, 경기 운영, 승부처의 한 방까지 맞아떨어져야 시상대 맨 위에 설 수 있다. 한국 야구의 5회 연속 금메달은 그 자체로 평가받을 성과다.

그런데 금메달이 결정된 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군혜택 모두 없애야 한다”고 SNS에 글을 올렸다.
하 원장은 특히 야구를 지목했다. 그는 “우리만 프로팀이고 다른 나라는 아마추어팀”이라며 “전형적인 불공정 승부”라고 주장했다.
다만 하 원장의 설명에는 단순화된 부분도 있다. 일본 사회인야구는 앞서 설명한 대로 일반적인 아마추어 동호인 수준과 다르고, 대만 역시 아시안게임에 정예급 선수를 투입한다.
그렇다면 하 원장은 왜 금메달 직후 이 문제를 다시 꺼냈을까. 정치적 의도까지 단정할 근거는 없다. 이번에 처음 갑자기 등장한 주장은 아니다.
하 원장은 국회의원 시절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예술·체육요원 제도 축소를 주장했고, 아시안게임이 열릴 때마다 금메달 병역특례 폐지론을 반복해서 제기해왔다.
이번에는 시점과 상황이 맞물렸다.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이 사회인 일본에 0-5로 패했다가 결승에서 설욕했고, 동시에 16명이 병역특례 대상이 된 직후였기 때문.
하 원장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한국 야구의 금메달 가치’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병역혜택을 반드시 한 묶음으로 봐야 하느냐’는 논쟁을 키웠다.

논쟁은 야구장 밖으로 번졌다. 급기야 BTS까지 소환됐다. “세계적으로 한국을 알린 BTS도 전원 병역의무를 이행했는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는 왜 병역특례가 자동으로 따라가느냐”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것. 실제 BTS는 2025년 6월 슈가를 마지막으로 멤버 7명 모두 병역의무를 마쳤다.
물론 BTS와 국가대표 선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현행 제도는 ‘국위선양의 크기’를 일일이 비교해 병역혜택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 체육 분야는 올림픽 3위 이상과 아시아경기대회 1위라는 기준을 두고 있고, 해당 선수들은 현역병 복무 대신 일정 기간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한다.
따라서 논쟁의 화살이 선수 개인에게 향할 이유가 없으며 적절하지도 않다. 선수들은 국가가 정한 규정에 따라 대표팀에 선발됐고,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했다. 병역특례를 받기 위해 불법이나 편법을 쓴 것도 아니다.
야구가 다른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아시안게임 정상에 가까워 보인다면, 그것은 한국 야구가 오랜 시간 구축한 프로 시스템과 선수층, 국제 경쟁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 역시 한국 스포츠가 만들어낸 성과다.
다른 종목의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수년간 흘린 구슬땀과 반복된 훈련 끝에 아시아 정상에 오른다. 종목마다 경쟁 환경과 방식은 달라도 금메달을 목에 걸기까지의 무게까지 가볍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국 야구의 5연패도, 다른 종목 선수들의 성취도, 모두 같은 태극마크 아래 만들어낸 결과다. 논쟁은 병역제도를 향하되, 금메달을 향한 박수까지 거둬선 안된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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