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로또 1등에 당첨되고도 사직서 대신 출근을 택한 이준혁이 제대로 판을 뒤집었다. 참고 또 참던 평범한 직장인에서 ‘이제는 화낼 줄 아는’ 팀장으로 변신하며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대리만족을 안겼다.
티빙 오리지널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하루하루 버티던 초보 팀장 공은태(이준혁 분)가 로또 1등에 당첨된 뒤 당첨금 13억을 품고 다시 회사로 출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오피스 드라마다.
극 중 공은태는 팀장들 사이에서는 막내이고, 자신의 팀에는 나이 많은 대리를 팀원으로 둔 초보 팀장이다. 회사에서는 ‘공팀’이라는 애매한 호칭으로 불리고, 팀원에게도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는 인물이다.



1·2화에서 이준혁은 지극히 평범한 K-직장인의 얼굴을 보여주며 공은태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이어지는 업무와 인간관계, 상사와 팀원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모습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직장인의 생존기와 닮았다.
특히 회사 밖으로 나서는 순간 달라지는 공은태의 모습은 짠하면서도 현실적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퇴근 후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며 비로소 편안한 표정을 짓는 모습은 직장에서는 한껏 긴장한 채 살아가는 그의 삶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줬다.
그런 공은태의 인생에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찾아왔다. 바로 로또 1등 당첨이다.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내가 로또에 당첨된다면?’이라는 질문을 이준혁이 직접 현실로 옮겼다. 상사에게 사직서를 던지는 상상부터 고급 세단을 타고 여유를 즐기는 모습까지, 로또 당첨 직후 펼쳐지는 공은태의 변화는 유쾌한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진짜 변화는 13억을 품고 다시 회사로 돌아온 뒤 시작됐다. 인생은 당장 역전되지 않았지만 ‘인성’은 역전됐다. 불합리한 상황에서도 늘 참기만 했던 공은태가 더 이상 무조건 참고 넘기지 않기 시작한 것.
특히 양대리(서현우 분)와의 갈등은 공은태의 변화를 보여주는 핵심 장면이었다. 처음으로 제대로 화를 낸 대상이 양대리였지만, 이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화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는 또 다른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났다.
여기에 “팀장님은 팀장님이 피해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양대리의 한마디를 들은 공은태의 표정 변화는 인상적이었다. 허망한 듯 굳어 있던 얼굴에서 순간적으로 경계가 풀리는 모습은 그동안 자신이 처한 상황만 바라보던 공은태가 한 발짝 다른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


이준혁의 완급 조절도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평범한 직장인의 무표정한 일상부터 로또 당첨 순간의 희열, 현실을 벗어난 듯한 코믹한 상상, 그리고 다시 회사로 돌아와 느끼는 복잡한 감정까지. 극과 극을 오가는 공은태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캐릭터에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무엇보다 시청자가 공은태에게 자연스럽게 감정을 이입하게 만든다는 점이 강점이다. ‘내가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회사를 그만둘까, 아니면 계속 다닐까’라는 익숙한 상상에서 출발해 어느 순간 ‘내가 공은태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앙숙 같았던 양대리와의 관계 역시 단순한 갈등을 넘어 공은태가 한층 입체적인 인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됐다. 이준혁은 찰나의 표정과 감정 변화까지 놓치지 않는 연기로 공은태를 단순한 ‘로또 당첨자’가 아닌 현실적인 직장인으로 완성했다.
인생 역전은 아직 모르지만 인성 역전은 확실하다. 13억이라는 판타지를 손에 쥔 이준혁이 과연 공은태의 출근기를 어디까지 뒤집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티빙에서 독점 선공개되며, tvN에서는 매주 월·화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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