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원 정책 기능, 중진공 이전해 기능 중심으로 설계해야
정부가 강조하는 유사·중복 기능 통합 원칙에 부합

[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최근 정부가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이하 한유원)과 공영홈쇼핑을 통합해 ‘중소기업마케팅진흥공사(가칭)’ 설립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흑자 경영을 하고 있는 공영홈쇼핑과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한유원의 통합이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스포츠서울 취재를 종합하면 공영홈쇼핑 2025년 감사보고서를 분석해본 결과, 공영홈쇼핑은 금융기관 차입금이 전혀 없고 현금및 현금성자산 303억 4007만 원에 1년 만기 정기예금 등 단기금융상품 737억 원을 더해 총 104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비율 역시 56.8%로 안정적이며, 한 해 순현금만 132억898만원을 차곡차곡 쌓고 있고 2025년 기준 순이익 26억원, 현금자산 1040억원, 신용등급 A0으로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
반면,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100% 자회사인 한유원은 2025년 부채총계는 1345억 3611만원을 기록하고 이 가운데 만기가 1년도 남지 않은 금융기관 단기 차입금만 592억원에 달한다. 2024년 416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이 1년 새 176억 원(42.3%) 늘었다.
특히 한유원은 연간 5000억원의 정부예산 중심으로 운영되며, 2025년 순손실 79억원, 부채비율 97.9%, 현금자산 72억원에 불과하고 신용등급은 BB-에 그친다.
이 통합은 재정 효율화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 자립도가 낮은 기관을 자립 운영 기관에 편입시켜 그 리스크를 전가하는 구조다. 정부 재정 절감이 목적이라면, 정부예산 의존 기관의 자립 구조 개선이 선행되어야 하며, 자체 수익 기관을 통합해 개선코자 하는 것은 그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지난해 공영홈쇼핑은 매출 1882억 원, 영업이익 8억8892만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는 갈수록 심해지는 송출수수료 압박(지급수수료 975억 원) 환경에서도 선방했다.
여기에 연간 61억7787만 원에 달하는 한유원의 영업적자까지 더해진다면 통합 법인은 첫해부터 50억원대 이상 적자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일각에서는 기능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것이 진정한 공공기관 혁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유원의 정책 기능을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으로 이전하는 것.
한유원의 정책사업 수행·공공구매 지원·마케팅 지원 기능은 동일한 정부예산 기반의 정책지원 기관인 중진공과 기능적으로 유사하거나 중복된다.
이 기능을 중진공으로 이관하면 중소기업 정책지원 창구가 일원화되고, 규모의 경제 실현과 행정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 정부가 강조하는 유사·중복 기능 통합의 원칙에 정확히 부합하는 구조조정이다.
이 과정에서 한유원이 보유한 공영홈쇼핑 지분 50%는 중진공으로 이전되고 그 결과 중진공이 공영홈쇼핑의 대주주(50%)가 되며, 기존 농협경제지주(45%)·수협중앙회(5%)과 함께 공영홈쇼핑의 공익적 지배구조가 유지된다.
공영홈쇼핑은 방송 기반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독립성과 시장 대응력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정책지원 기관인 중진공과의 연계를 통해 중소기업 지원의 전 과정을 보다 체계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 방식은 공영홈쇼핑의 재무건전성과 방송사업자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한유원의 기능을 가장 적합한 기관에 배치함으로써 통합의 실질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특히 재정 자립 기관이 재정 지원이 필요한 기관으로 전락하거나, 채널 후퇴로 판로지원 기능이 약화되거나, 홈쇼핑 시장의 공정 경쟁 질서가 교란되거나, 중소기업·소상공인·농어민의 신규 판로 확보 기회가 차단된다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통합이 오히려 중소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영홈쇼핑과 한유원의 단순 통합 대신, 한유원의 유통 기능은 공영홈쇼핑으로, 정책 기능은 중진공으로 각각 이관하고, 공영홈쇼핑의 대주주를 중진공으로 전환하는 기능별 분리 통합 방안이 정책 원칙에도,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국정 목표에도 실질적으로 부합하는 합리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지난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전체 공공기관의 20% 수준인 109개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전략적 구조개혁(15개), 유사·중복기능 일원화(11개), 자회사·소규모기관 통합(83개)을 통해 현재 524개인 공공기관을 415개까지 줄인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과 공영홈쇼핑을 통합해 ‘중소기업마케팅진흥공사(가칭)’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greg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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