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찬형 기자] 중증 자폐 아들을 27년간 홀로 돌보다 세상을 떠난 ‘피터팬 아빠’ 고(故) 전경철 작가의 마지막 이야기가 알려지며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인이 생전 품었던 ‘부모가 사라진 뒤 발달장애 자녀는 누가 돌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두고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지난 5일 간암 투병 끝에 향년 64세로 별세한 전 작가의 마지막 여정이 공개됐다.

전 작가는 아내와 이혼한 뒤 중증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을 27년간 홀로 돌봐왔다.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에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홀로 남게 될 아들의 거처를 찾기 위해 전국 보호시설 1000여 곳의 문을 두드렸다.

사연이 알려진 뒤 아들은 충북의 한 발달장애인 자립 시설에 머물 수 있게 됐다. 전 작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들을 돕기 위한 ‘피터팬 자폐인 복지재단’ 설립도 추진했다.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 방송을 통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애도와 함께 발달장애인 돌봄을 더 이상 가족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이런 분들이 평생 자녀를 돌볼 수는 없다. 마지막에는 편히 눈을 감을 수 있도록 이런 곳에 세금이 쓰였으면 한다”, “부모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자립 능력이 없는 아이는 어떻게 살아가나”, “부모가 모두 떠난 뒤에는 나라에서 책임져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정부도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돌봄 부담을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짊어지는 대책을 내놨다.

보건복지부는 1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발달장애인이 돌봄부터 자립까지 생애주기에 따라 공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3대 전략과 11대 추진과제, 50개 세부과제를 마련했다.

특히 부모의 고령화나 부재로 가정 내 보호가 어려운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현재 평일에 제공되는 24시간 개별 1대1 지원을 내년 하반기부터 주말까지 확대하고, 지역사회 자립을 위한 주거·일자리·활동지원 연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공공후견과 재산관리 지원 역시 확대해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발달장애인의 권리와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

정부 역시 이날 전 작가의 삶을 직접 언급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우리 곁을 떠나신 피터팬 아빠 고 전경철님의 명복을 빈다”며 “아버님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홀로 남을 아들의 삶을 걱정하셨다”고 추모했다.

이어 “고인의 삶과 뜻을 기억하며 발달장애인이 부모 부재 시에도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평생 아들을 돌본 아버지가 마지막까지 걱정했던 것은 자신의 병이 아닌 자신이 떠난 뒤 남겨질 아들의 삶이었다. 전 작가가 남긴 질문이 이제 한 가족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사회적 숙제로 이어지고 있다.

chanyu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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