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로또 1등에 당첨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 직장인들의 상상 속 정답은 비슷하다. 단연 ‘퇴사’다. 그런데 정확히 13억 2492만 5855원이 통장에 찍힌 영업 5팀장 공은태(이준혁 분)는 다음 날 아침에도 어김없이 지하철을 타고 회사로 향한다. 달라진 것은 출근 여부가 아니라 출근길을 마주하는 마음가짐이다.
티빙 오리지널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가 정조준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로또라는 파격적인 행운을 끌어와 오히려 지극히 현실적인 대한민국 직장인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거액이 생기면 곧장 사표를 던진다’는 뻔한 판타지 대신, ‘돈 걱정에서 조금 자유로워진다면 나는 회사에서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질문을 꺼낸다.
오는 10일 공개되는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위아래로 치이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공은태가 1등 당첨 후에도 사직서를 묻어둔 채 일터에 남으면서 벌어지는 오피스 활극이다. 작품은 13억 원을 “적지 않지만,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바꾸기에는 조금 부족한 돈”으로 설정했다.

애매한 숫자가 작품을 천편일률적인 인생 역전 판타지와 갈라놓는다. 공은태는 회사를 박차고 나가 슈퍼카를 몰거나 호화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 여전히 실적 압박에 시달리며, 최연소 팀장이라는 이유로 윗선의 견제를 받고 팀 내에서는 입사 선배인 ‘만년 대리’ 양준호(서현우 분)와 사사건건 부딪힌다. 직함만 올랐을 뿐 재량은 없는 전형적인 ‘낀 세대’ 중간관리자의 초상이다.
이준혁은 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공은태는 치열하게 살아왔지만 일한 만큼 인정받지 못해 삶이 팍팍해진 인물”이라며 “착하게만 버티다 ‘사고 한번 쳐볼까’ 심경의 변화를 겪는다. 20년 가까이 50편이 넘는 작품을 쉼 없이 찍어온 내 삶과도 닿아 있는 대사가 많아 깊이 공감했다”고 털어놓았다.
배우들의 앙상블도 현실감을 더한다. 공은태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만년 대리 역의 서현우는 “이준혁과의 티격태격하는 부부 같은 케미스트리를 기대하셔도 좋다. 인물들의 성장이 첨예하게 녹아든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승진이 멈춘 영업 4팀장으로 분한 오대환 역시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진한 맛을 남기는 드라마”라고 힘을 보탰다.


특히 최근 이준혁이 보여준 필모그래피와의 간극이 흥미롭다. 영화 ‘범죄도시3’의 살벌한 빌런 주성철,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 욕망과 생존본능을 오간 서동재, ‘나의 완벽한 비서’의 능력과 배려를 갖춘 유은호까지, 극단을 오갔던 그에게 이번에는 특별한 능력도 거대한 악과의 사투도 없다. 내일도 알람을 맞추고 출근해야 하는 평범한 직장인일 뿐이다.
공은태에게 필요한 것은 영웅의 카리스마가 아니라 일상의 피로를 견뎌내는 ‘참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다. 13억 원이라는 든든한 방패를 쥐고도 회의실 한구석에서 일을 해야 하는 직장인의 비애를 이준혁의 눈빛으로 설득해낸다. 그는 “모든 작품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이번 작품은 팀워크가 가장 중요했다. 동료 배우들의 도움을 받으며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10일 오후 6시 티빙에서 선공개되며, tvN을 통해 14일 오후 9시 첫 방송한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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