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미영 기자] 코미디언 정선희가 폭력적인 부친, 끈질긴 취재진 등 악재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했지만 끝내 극복하지 못한 단 한 마디를 공개했다.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이성미의 못간다’에 공개된 ‘정선희가 결국 붙잡은 한 가지’라는 영상에서 정선희는 과거 폭력을 일삼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아빠를 증오하는 마음으로 본 게 아니라 거기서 개그적 소양을 많이 키웠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거기서 블랙코미디가 나오더라”라며 “아버지가 뭘 부수면 ‘우리 아버지가 참 창의력이 있다’고 하고, 어느 날은 아파트 현관을 부수면 ‘체력이 있다’고 반응했다”며 다른 시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남편인 고(故) 안재환의 갑작스러운 사망 당시를 회상하며 “기자들 30~40명이 집 앞에서 두 달 동안 안 떠났다. 내 일거수일투족을 찍더라. 몇몇 분은 제대로 전달도 안 한다”며 “심지어 집 앞 교회에 다니는데 정선희 ‘실종’이라거나 ‘투신’이라고 뜬다. 유언비어가 뜨면 ‘사람들이 내가 죽길 바라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당시 심경을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냉장고를 담는 큰 박스 안에 수습기자 두 사람이 들어가서 잠복하기도 했다. 그 박스가 움직이고, 박스 안에서의 발걸음이 보이더라”라며 당시 그의 눈에 비친 취재진의 모습을 기억했다. 이어 “‘저 사람들은 저게 얼마나 하기 싫을까’ 싶었다. ‘기다리는 기자들도 한 집안의 가장일 텐데 누군가의 불행을 취재하는 게 얼마나 하기 싫을까’라고 생각의 방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빠와의 전쟁이 내 인생의 첫 번째 계절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그때 내 구력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라면서도 남편의 안타까운 소식에 대해서는 “‘이 고통 이후 내가 어떻게 사람들한테 웃음을 주나’, ‘대한민국에서 난 끝났다’며 처음엔 원망했다”고 고백했다.

특히 “사람들이 ‘잡아먹었다’는 표현을 너무 많이 하더라. 이게 가장 큰 상처”라고 고통스러웠던 말을 꼽으며 “내 가족에게도 상처고 평생 날 따라다니는 주홍글씨이자 멍에 아니냐. 이런 결과였다면 날 코미디언은 왜 시킨 거냐고 원망하기도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그는 “개그계에서는 어떠한 불행을 이야기하기도 힘든 게 다들 만만치 않게 불행하다. 어쩜 애들이 다 그렇게 풍파 속에서 자랐는지 모르겠다”며 “서로 불러내서 농담 한마디 건네는 게 자신이 아픈 걸 치유하는 법 아니겠냐”고 자신의 아픔을 타인의 웃음으로 바꾼 동료들에게서 힘을 얻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시작한 그는 “댓글도 처음엔 아예 볼 생각도 못 했는데, 마주 볼 용기가 생기더라”며 “악성 댓글도 있지만 ‘이게 어디냐’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결 여유로워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한편 정선희는 2007년 11월 배우 고(故) 안재환과 결혼했으나 1년 만에 사별했다. 당시 정선희는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my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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