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투수 복귀 급제동, 로버츠 “가능성 낮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달력을 보면 계산할 수 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의 한마디가 오타니 쇼헤이(32)의 2026시즌 마운드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공식적인 셧다운 선언은 아니다. 하지만 정규시즌을 넘어 포스트시즌까지 바라봤던 오타니의 투수 복귀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는 지난 8월22일 타자를 세워놓고 진행한 라이브BP에서 6타자를 상대로 30개의 공을 던졌다. 당시 MLB닷컴은 오타니가 ‘투수 복귀의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9월 초 복귀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MLB닷컴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지난달 26일 “오타니가 디트로이트에서 불펜피칭을 소화한 뒤 복귀 날짜와 방식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상태가 좋다면 오타니가 ‘오프너’로 먼저 등판하고 다른 선발투수가 뒤를 잇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그러나 계획이 틀어졌다. 오타니는 지난달 28일 불펜에서 약 20개의 공을 던졌다. 평소 선발등판 전 불펜피칭보다 적은 투구수였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상태를 지켜본 뒤 등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예정됐던 디트로이트 원정 복귀는 무산됐다. 이후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100%가 아니다”라며 복귀 일정을 다시 미뤘다.

시계는 계속 흘렀다. ESPN에 따르면 지난 2일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올 시즌 다시 투수로 등판하지 않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것도 하나의 선택지”라고 답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문은 열려 있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몸 상태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설명하면서도 다음 불펜피칭을 확인하기 전까지 투수 복귀 일정을 정할 수 없다고 했다.

오타니는 지난 7월3일 이후 실전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올 시즌 투수로 14경기에 선발등판해 8승2패, 평균자책점 1.79를 기록했다.

왼쪽 무릎과 오른쪽 상완 이두근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특히 왼쪽 무릎은 지난 6월부터 오타니를 괴롭혔다.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는 6월11일 경기에서 왼쪽 무릎에 이상을 느낀 뒤 통증을 안고 투구를 이어갔다. 7월3일 이후에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했고 이후 불펜피칭과 캐치볼을 반복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투수로서 성적은 좋았다. 오타니는 85.2이닝을 던졌고 WHIP도 0.95에 불과했다. 그래서 다저스도 쉽게 투수 오타니를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9월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6일 오타니의 투수 복귀가 공식적으로 중단된 것이냐는 질문에 “공식적으로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달력을 보고 그가 지난 일주일 동안 얼마나 던졌는지 보면 모두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LA타임스는 이를 두고 다저스가 공식적으로 투수 복귀를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오타니가 올 시즌 다시 마운드에 설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해석했다.

일본 현지 보도는 한발 더 나간다.

닛칸스포츠는 로버츠 감독의 말을 빌려, 당초 계획했던 오프너 등판부터 다시 시작해 투구수를 끌어올리는 과정을 밟을 가능성에 대해 “그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닛칸스포츠는 이에 따라 오타니가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올 시즌 투수 복귀를 단념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풀카운트 역시 로버츠 감독의 발언을 토대로 올 시즌 투수 복귀 단념 가능성이 짙어졌다고 분석했다.

시간이 가장 큰 적이다. 오타니가 포스트시즌에서 선발투수로 나서려면 실전 등판을 통해 투구수를 다시 끌어올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는 그 첫 단계인 마운드 복귀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구단은 투수 복귀보다 타자 오타니의 정상화가 먼저라는 판단도 하고 있다. 오타니는 오른쪽 상완 이두근과 목 주변 불편함까지 겹치며 최근 4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오른팔과 왼쪽 무릎 상태가 휴식을 통해 호전됐다며 7일(현지시간) 신시내티전에는 타자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수보다 방망이를 먼저 되살리는 쪽이다.

결국 현재까지 다저스의 공식 입장은 ‘투수 오타니 시즌아웃’이 아니다. 그러나 복귀를 위한 투구 프로그램은 멈췄고, 정규시즌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8승2패, 평균자책점 1.79.

오타니의 2026시즌 투수 성적표가 이 숫자에서 멈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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