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대신할 수 없는 ‘직접 경험’의 가치

[편집자 주 | 정의정 국제웰니스협회장·스포츠서울 웰니스 사업단장]

AI가 인간의 많은 능력을 대신하는 시대, 몸과 마음으로 직접 경험하고 도전하며 성장하는 인간의 고유성은 오히려 중요해지고 있다. 「오동석의 스포츠 엑설런스」는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인간의 탁월함(Excellence)을 통해 AI 시대의 새로운 스포츠 비즈니스를 바라본다.

움직임을 대신하는 시대, 왜 우리는 다시 움직이는가

기술은 끊임없이 인간의 수고를 덜어왔다. AI는 판단과 선택을 돕고, 휴머노이드 로봇은 걷고 뛰며 인간의 신체 동작까지 구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 일상에서는 정반대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거리와 공원에는 러닝화를 신고 뛰는 사람들이 늘고, 주말이면 산과 체육시설을 찾는다. 새로운 스포츠를 배우기 위해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들이기도 한다.

움직임의 수고를 덜어주는 시대에 우리는 왜 굳이 땀 흘리며 움직이는 것일까.

AI는 운동법을 알려주고 몸의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숨이 차오르고 땀이 흐르는 감각, 마음대로 되지 않던 동작을 반복해 익혀가는 과정, 한계를 넘어섰을 때의 성취감까지 대신 경험할 수는 없다.

스포츠는 결과를 얻는 행위가 아니라 그 과정 자체를 몸으로 경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스포츠의 Excellence는 무엇인가

스포츠의 오랜 매력은 경쟁과 기록, 승부에 있다. 누가 더 빠른지, 더 높이 뛰는지, 누가 이겼는지는 여전히 스포츠를 움직이는 강력한 힘이다.

하지만 스포츠를 직접 즐기는 사람이 다양해지면서 그 가치도 넓어지고 있다.

러닝과 걷기, 등산과 자전거부터 파크골프, 피클볼 등 생활스포츠의 선택지는 다양해졌다. 누군가는 기록에 도전하고, 누군가는 건강을 위해 움직이며, 누군가는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일상의 활력을 얻기 위해 스포츠를 시작한다.

이들에게 스포츠의 탁월함은 반드시 남보다 뛰어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마음대로 되지 않던 몸이 반복을 통해 조금씩 달라진다. 어제 힘들었던 것을 오늘은 조금 더 수월하게 해낸다.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알고 때로는 그 한계를 넘어선다.

어제의 나보다 조금 나아지는 것.

이 역시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Excellence다.

스포츠의 탁월함은 결과뿐 아니라 도전하고 반복하며 변화하는 과정에도 있다.

사람의 경험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된다

AI와 기술의 역할도 여기서 다시 볼 필요가 있다.

기술이 사람을 대신해 움직이는 것만이 혁신은 아니다. AI가 개인의 체력과 운동 데이터를 분석하고, 웨어러블이 몸의 변화를 파악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도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스포츠 경험이다.

그러면 스포츠 비즈니스의 범위도 달라진다.

어떤 운동이 오늘의 나에게 적절한가. 운동한 몸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나이가 들어서도 어떻게 스포츠를 지속할 것인가. 폭염과 같은 변화된 환경에서 어떻게 안전하게 움직일 것인가.

이 질문을 따라가면 스포츠는 AI와 스포츠테크를 넘어 헬스케어, 영양, 수면과 회복, 기후환경, 시니어 산업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서로 다른 산업을 억지로 결합하는 것이 아니다.

‘운동하는 사람’을 중심에 놓으면 보이는 새로운 시장이다.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은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다. 인간보다 더 빠르게 달리고 더 정확하게 공을 차는 로봇도 등장할 수 있다.

그래도 사람은 직접 움직일 것이다.

움직임은 모방할 수 있어도 그 과정에서 사람이 경험하는 도전과 실패, 성취와 변화까지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포츠 비즈니스가 앞으로 던져야 할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사람은 무엇을 경험할 것인가. 기술은 그 경험을 어떻게 더 나아지게 할 것인가.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어떤 새로운 가치와 시장이 만들어질 것인가.

「스포츠 엑설런스」는 앞으로 이 질문을 따라가고자 한다.

AI 시대, 우리가 다시 스포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오동석 I 스포츠서울 스포츠비즈니스 단장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