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초 조각류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골격화석 천연기념물 지정
백악기 한반도 생태·공룡 이동사 밝힐 귀중한 자료

[스포츠서울∣조광태기자] 수천만 년 전 한반도 남쪽에서 살아 움직였던 공룡의 흔적이 마침내 국가가 보존해야 할 자연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전남광주특별시 보성군은 지난 4일 득량면 비봉리에서 발견된 ‘보성 조각류 공룡(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골격화석’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지정의 의미는 단순히 오래된 공룡 화석 하나가 국가유산 목록에 추가 됐다는 데 있지 않다.
무엇보다 이 화석이 한반도에서 최초로 발견된 조각류 공룡 골격화석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는 것을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조각류는 ‘새와 유사한 발을 가진 공룡’이라는 뜻으로, 오리주둥이공룡 등이 포함된 초식 공룡 분류군이다.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는 후기 백악기 한반도에 서식했던 공룡의 생태와 진화를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다.
해당 화석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진행된 천연기념물 ‘보성 비봉리 공룡알 화석산지’ 학술조사 과정에서 발굴됐다. 2003년 조사에서는 왼쪽 어깨뼈와 등뼈, 갈비뼈 등 공룡 골격이 확인됐으며, 현재는 전남대학교 한국공룡연구센터에서 보관·연구하고 있다.
‘코리아노사우르스 보성엔시스’는 2010년 독일 지질고생물학술지(Neues Jahrbuch für Geologie und Paläontologie)에 게재돼 세계 학계에 학명이 공식 등재됐다.
‘코리아노사우르스 보성엔시스’이름에는 한국과 보성이 들어 있지만 그 가치가 보성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이 작은 초식공룡의 뼈에는 백악기 한반도의 자연환경과 생태계, 공룡의 진화와 이동을 추적할 수 있는 거대한 기록이 담겨 있다.
특히 이번 표본은 아시아에서 매우 드물게 확인되는 백악기 후기 ‘오로드로메우스아과(Orodrominae)’에 속하는 초식공룡으로, 당시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대륙간 공룡 이동 및 진화 경로를 구명하는 결정적 증거로 평가된다.
보성군 관계자는 “보성 비봉리 공룡알 화석산지와 더불어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골격화석까지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로 인정받아 보성군이 세계적인 백악기 고생물 연구의 중심지임을 확고히 했다”라며 “화석 보존 관리 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고 비봉공룡공원 등과 연계한 교육·관광 자원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보성군은 여수시, 화순군, 해남군 및 전라남도와 함께 전남 일대 공룡 화석산지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지난 8월 5일 ‘남해안 일대 공룡화석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업무협약식’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천연기념물 지정이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도 탄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보성에서 발견된 공룡은 이제 더 이상 암석 속에 잠든 과거의 흔적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자연유산이자,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낼 과학의 기록이다.
20여 년 전 보성에서 시작된 발굴의 이야기가 천연기념물 지정으로 새로운 장을 열었다.
백악기 보성을 누볐던 공룡의 흔적이 오늘의 보성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주목된다.
chog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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