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의 7연승, 5위 두산에 3.5경기

704일 만에 돌아온 이재학 호투

2점 지킨 철벽 불펜 ‘가을 본능’

지난해 ‘기적의 9연승’ 재현 도전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또 한 번 ‘기적’이 시작되는 걸까. 시즌 막판 NC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어느새 파죽의 7연승이다. 지난해 모두가 어렵다고 했을 때 ‘기적의 9연승’을 내달려 극적으로 가을야구 막차를 탔던 그때가 떠오른다. 한때 멀게만 보였던 5위와 격차도 어느새 3.5경기까지 줄었다.

NC는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키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조기에 확정하며 7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55승2무58패로 6위를 지켰고, 5위 두산(61승4무57패)을 3.5경기 차까지 추격했다.

화끈한 공격은 없었다. 대신 집중력이 빛났다. NC는 2회 박건우의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만든 1사 1·3루에서 이우성의 내야 땅볼로 선취점을 냈다. 이어 김형준이 적시 2루타를 터뜨려 2-0으로 달아났다. 이날 NC가 뽑은 점수는 단 2점. 그러나 마운드가 그 점수를 끝까지 지켜냈다.

그 시작에는 무려 704일을 기다린 베테랑 이재학이 있었다. 이재학은 2024년 10월1일 롯데전 이후 704일 만에 1군 선발 마운드에 올라 4이닝 1안타 3사사구 4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긴 공백이 무색한 투구였다.

이후 배재환을 시작으로 김진호, 신영우, 손주환, 이용준이 차례로 키움 타선을 틀어막았다. 9회에는 전사민이 1점 차 리드를 지키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승리 후 이호준 감독은 “이재학이 부상 이후 복귀전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것을 축하하고 싶다”며 “위기에서 신영우가 잘 막아줬고 이후 불펜진도 1점 차 리드를 끝까지 잘 지켰다”고 박수를 보냈다.

704일 만의 복귀전을 마친 이재학에게도 특별한 하루였다. 그는 “등판 전부터 설렘과 불안 등 여러 감정이 교차했지만 좋은 생각을 하려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준비했다”며 “팀원들의 격려와 응원 덕분에 무난하게 복귀전을 치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긴 재활을 버틴 힘은 ‘긍정’이었다. 이재학은 “이미 일어난 일이기에 최대한 좋은 생각을 하면서 복귀하는 날만 기다렸다”며 “팬들이 많이 기다려주셨는데 첫 출발을 잘한 것 같아 다행이다. 남은 시즌 더 나은 피칭으로 보답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NC의 상승세에는 마운드의 힘이 단단히 받치고 있다. 구창모가 올시즌 건강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이재학까지 돌아왔다. 타선이 많은 점수를 뽑지 못하는 날에도 투수들이 버티면서 승리를 만들어내는 힘이 생겼다. 이 감독 역시 “선수들이 경기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고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NC는 이미 한 번 기적을 현실로 만든 기억이 있다. 지난해에도 시즌 막판 벼랑 끝에서 9연승을 질주하며 극적으로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해 역시 쉽지 않은 위치에서 출발했지만 5연승, 6연승을 넘어 어느새 7연승까지 왔다.

한때 까마득했던 5위가 이제 3.5경기 앞으로 다가왔다. 시즌 막판 다시 살아난 마운드와 끈질긴 집중력, 여기에 지난해 기적을 만들어본 경험까지 있다. 7연승의 거센 바람을 탄 공룡군단이 다시 가을을 향해 달린다. 지난해처럼, NC의 ‘가을 기적’은 이미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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