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 탈환’ SSG, 2일 키움전 9-6 역전승

대타 오태곤이 또…2타수 2안타 2타점

9시의 남자? “나도 모르게 의식된다”

“단 1승이라도 거두는 게 선수로서 도리”

[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시간이 의식되더라.”

경기 내내 끌려가던 SSG. 그런데 ‘9시의 남자’ 오태곤(35)이 들어서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대타로 나서 안타 하나 만들기도 쉽지 않지만, 그 어려운 걸 곧잘 해낸다. 그는 “나를 그렇게라도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후반기 SSG가 또 하나의 반전 드라마를 썼다. 소위 세 시간 내내 지다가 단 몇 분 만에 승부를 뒤집었다. 두 차례 빅이닝과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9-6 역전승을 거뒀고, 같은 날 한화가 패하면서 8위로 올라섰다. 승률에서 불과 0.001 앞서지만, 최근 10경기 6승1무3패로 상승세다.

벤치의 대타 작전이 적중했다. 오태곤은 대타로 나서 2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SSG는 7회 박성한의 몸에 맞는 볼과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2루타를 시작으로 전의산과 김재환의 타점까지 더해 추격했다. 2사 1·3루에서는 조영건을 상대로 적시타를 뽑아냈다.

1점 차로 뒤진 9회에도 해결사로 등장했다. 김재환의 동점 솔로포에 이어 이지영과 최지훈이 연속 안타를 때렸다. 오태곤이 1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고, 후속 타자들도 힘을 보태 극적인 9-6 승리를 완성했다.

좀처럼 예상하기 어려웠던 역전승. 키움은 홈런 세 방을 몰아치며 SSG를 압박했지만, 베테랑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태곤은 “(여)동욱이까지 투런 홈런을 날리길래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한 점씩 따라가려 노력했고, (한)유섬이 형까지 치길래 ‘이건 되겠다’ 싶었다.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덕분”이라고 돌아봤다.

대타의 숙명은 기다림이다. 한 번 찾아온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오태곤은 “만약 내 역할을 못하면 나 때문에 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며 “경험은 많지만 항상 긴장감이 뒤따른다”고 털어놨다.

이어 “야구는 확률 싸움”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분석하고 타석에 임하는 것이다. 단 몇 퍼센트라도 성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운도 어느 정도 따라줘야 하는데 하늘에서도 도와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역시 ‘9시의 남자’라는 별명에 걸맞았다. 오태곤은 “나는 늘 뒤에 나서는 선수였다”며 “다들 그렇게 불러주시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시간을 확인하게 돼 의식하게 된다. 오늘도 8시45분이라 세 번은 확인했다”고 웃었다.

가을야구는 사실상 멀어졌지만, 순위 반등엔 성공했다. 오태곤은 “팬분들께서 돈을 내고 야구를 보러 오는 거 아닌가. 단 1승이라도 선물해 드리는 게 선수로서 도리”라며 “내년 시즌도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는 충분하다”고 힘줘 말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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