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집착·소통과 이별…네 남녀의 복잡한 감정

24년 이어 두 번째 선봉장…과감·솔직·대담하게!

오는 15일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2관 개막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사랑은 더 뜨거워졌고, 감정은 더 솔직해졌다. 연극 ‘클로저’가 지난 시즌과는 또 다른 온도로 돌아온다. 2024년(십연)에 이어 다시 작품을 맡은 김지호 연출은 열한번째 시즌의 키워드로 ‘솔직함’과 ‘개성’을 꼽으며 한층 뜨겁고 치열해진 ‘클로저’를 예고했다.

김 연출은 2일 서울 대학로 이음아트홀에서 진행된 연극 ‘클로저’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시즌의 변화와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클로저’는 극작가 겸 연출가 패트릭 마버의 희곡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네 남녀의 관계가 종말에 이르기까지 소통과 진실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를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1997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이후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 등 해외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1999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6개월간 흥행 1위를 기록했다.

한국 관객에게는 2005년 개봉한 동명 영화로 더욱 친숙하다. 나탈리 포트만, 주드 로,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이 출연한 영화는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강렬하게 그려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 영화는 멜로, 희곡은 차갑고 날카롭게…열한번째 한국 버전은?

김 연출은 2024년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클로저’를 이끈다. 같은 작품을 두 번째로 만드는 만큼 변화의 방향도 분명했다. 그는 “지난 시즌을 준비하면서는 좀 더 다듬고 감추고 표현하지 않는 데서 무엇을 찾을 수 있을지에 집중했다”며 “이번 시즌은 좀 더 솔직하게, 각자의 개성을 더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시즌의 사랑은 시작부터 온도가 다르다. 김 연출은 “첫눈에 반하고 시작하는 사랑”을 강조했다. 그는 “차갑고 이성적인 사랑이 아니라 어떤 때보다 뜨겁게 시작한다. 지난 시즌이 이성적으로 시작했다면 이번에는 뜨겁고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그 온도차에서 나오는 표현의 방법이 있다. 좀 더 솔직해지고 인물별 감정이 도드라지게 보인다. 첫사랑처럼 준비하는 시즌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 ‘클로저’와 연극 ‘클로저’의 차이점도 관전 포인트다. 김 연출은 영화가 대중에게 사랑받은 작품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원작 희곡이 지닌 고유한 결을 강조했다. 그는 “영화는 좀 더 멜로, 사랑에 가까웠다고 기억한다. 작품 자체가 사랑 이야기지만, 스토리는 달콤하거나 끈적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작자는 이상적인 사랑과는 다른 현실적인 사랑에 대해 연민과 냉소를 동시에 품고 바라보는 것 같다”며 “서로 비웃을 수도 있고 끝없이 사랑할 수도 있는 이중적인 감정이 있다. 미움과 사랑이 동시에 존재하는 복합적인 감정”이라고 꼬집었다.

김 연출이 바라본 희곡 ‘클로저’의 매력은 무엇보다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언어’다. 그는 “연극에서는 대사를 간결하게 하고 좀 더 건조한 말의 모양새를 갖추면서, 몽롱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의 개성 역시 이번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최강희와 리사를 비롯해 새로운 배우들과 작업하게 된 것에 대해 “같은 작업을 전혀 다른 배우들과 하는 건 큰 행운”이라며 “연습실에서 지루할 틈이 없다. 머리를 쉬지 않게 한다. 서로 공유하고 대화하면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잘생기고 예쁘고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남자 캐릭터들은 지금 시대에 맞게 이미지를 바꿔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안나’는 오해받기 쉬운 캐릭터지만 누구보다 앞서서 보이고 빛나는 인물이다. ‘앨리스’ 역시 그렇다”며 각 인물의 개성을 더욱 선명하게 살리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시대에 따라 사랑의 모습은 변하지만, 사랑으로 인해 상처받는 인간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도 작품이 가진 현재적 의미다. 김 연출은 “사랑이라는 감정은 늘 함께하지만 시대별로 달라진다. 지금은 또 변화의 지점에 있다”며 “이 작품은 사랑의 아름다운 면을 아름답다고 말하기보다는 갈등의 모습을 모아놓고 얼마나 아픈지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별로 좋은 사랑, 사랑받는 사람의 모습은 달라지지만 사랑으로 상처받는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며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표현과 언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시의적인 부분도 고민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의 표현 수위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김 연출은 “작품의 톤이나 장르는 전 시즌과 다르지 않다”며 “표현이나 대사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좀 더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방향”이라며 “표현의 수위는 번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사실 원작이 그렇게까지 거칠지는 않다. 번역 과정에서 생긴 오해를 거둬내고 작품을 바라보고 있다. 표현의 선택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랑을 둘러싼 네 남녀의 관계를 통해 인간의 가장 복잡하고 아픈 감정을 들여다보는 ‘클로저’. 이번 시즌에는 감정을 숨기기보다 더욱 솔직하게 드러내는 배우들의 연기와 인물마다 뚜렷해진 개성이 더해진다. 김지호 연출이 “첫사랑처럼” 준비했다고 표현한 새로운 ‘클로저’가 관객들에게 어떤 온도로 다가올지 관심이 쏠린다.

네 명의 남녀가 만나 서로의 삶에 얽혀 드는 과정을 좇는 ‘클로저’는 오는 15일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개막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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