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돌파하기 위해 일본을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와 공동 생산 등 실질적 협력을 압박하며 '반도체 동맹' 구축에 나섰다.

최 회장은 아사히신문 등과의 인터뷰에서 키옥시아에 대해 "장래 전략에 SK하이닉스가 들어간다면 언제든 파트너가 될 생각이 있다"며 공동 생산 및 공장 건설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한미일 컨소시엄을 통해 키옥시아에 투자해 전환사채를 보유 중이며, 현재 자기저항메모리(MRAM) 분야에서 연구개발(R&D)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 같은 관계를 사업 협력으로 격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더 이상 아무런 협력 관계도 구축할 수 없다면 투자를 종료할 것"이라며 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강력히 내비쳤다.

양사의 동맹이 성사될 경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판도는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점유율 25%로 1위지만, 2위 SK하이닉스(22%)와 3위 키옥시아(14%)가 손을 잡으면 단순 합산 점유율 36%로 단숨에 선두로 올라서게 된다.

최 회장이 해외 생산기지 확대를 모색하는 핵심 배경은 AI 시장 급성장에 따른 메모리 수요 폭증이다. 최 회장은 현재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반도체가 수요 대비 "20~30%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국내 대규모 투자만으로는 향후 폭발하는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새 거점으로 일본을 유력하게 꼽은 이유는 탄탄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다. 일본에는 도쿄일렉트론, 나믹스 등 유수의 기업이 밀집해 있고, 정부 차원의 막대한 반도체 보조금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최 회장 역시 일본을 "리스크나 문화적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후보지"라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을 착공한 SK하이닉스가 일본 투자까지 현실화할 경우, 한국·미국·일본을 잇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 네트워크를 한층 견고하게 다질 전망이다. wsj011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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