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9월 가을 안방극장이 각기 다른 장르로 뜨겁게 달궈진다.

로또 1등에 당첨되고도 꿋꿋이 출근하는 직장인부터, 권력의 정점을 향해 폭주하는 남자들의 혈투, 그리고 10년 연애 끝에 낯선 감정의 균열을 마주한 연인까지. 플랫폼과 방송사가 저마다의 뚜렷한 색깔을 품은 신작을 꺼내 들며 본격적인 가을 흥행 경쟁에 돌입한다.

포문은 디즈니+ 오리지널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가 연다. 오는 9일부터 3주에 걸쳐 매주 2회씩 공개되는 총 6부작 하드보일드 누아르다. 전작의 9년 뒤를 배경으로, 더 거대한 야망을 향해 질주하는 백기태(현빈 분)의 위태로운 궤적을 쫓는다.

시즌2의 승부수는 팽창한 욕망과 날 선 권력의 정면충돌이다. 권력의 정점에 다가선 백기태, 오랜 인고 끝에 반격을 준비한 장건영(정우성 분), 그리고 형과 전혀 다른 노선으로 권력을 겨냥하는 백기현(우도환 분)이 부딪친다. 현빈과 정우성의 날카로운 재격돌에 우도환이 새로운 뇌관으로 가세해 묵직한 서스펜스를 만들어냈다. 전작의 글로벌 흥행을 잇는 디즈니+의 킬러 콘텐츠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티빙과 tvN은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로 직장인들의 현실과 판타지를 정조준한다. 10일 티빙 선공개 후 14일 tvN에서 첫 방송되는 이번 작품은 상사와 후배 사이에 낀 만년 영업팀장 공은태(이준혁 분)가 13억 원 당첨 복권을 품은 채 회사에 출근하며 벌어지는 현실 밀착형 오피스 활극이다.

설정부터 직장인들의 도파민을 자극한다. 거액의 당첨금을 쥐고도 퇴사가 아닌 출근을 택하며 벌어지는 심경의 변화와 직장 내 역학관계를 유쾌하게 비틀었다. 장르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온 이준혁이 평범한 일상을 지켜내려는 현실 가장의 얼굴로 변신한다는 점도 신선한 기대 요소다.

KBS2는 12일 첫 방송되는 토일 미니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를 통해 클래식한 현실 멜로의 온도를 채운다. 10년간 함께하며 익숙함에 젖어버린 연인이 낯선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리얼 로맨스다. 서강준과 안은진이 장기 연애 커플로 호흡을 맞춘다.

“우리가 가졌던 설렘은 어디로 간 걸까”라는 카피처럼, 완전히 끝난 것도 그렇다고 마냥 뜨겁지도 않은 권태와 미묘한 감정의 틈새를 섬세하게 파고든다. 복귀 후 멜로에 나선 서강준과 현실적인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온 안은진의 호흡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할 전망이다.

세 작품의 편성 전략도 흥미롭다. 디즈니+가 주 단위 순차 공개로 충성 팬덤의 몰입을 쥐고 간다면, 티빙과 tvN은 OTT 선공개와 TV 방영의 시너지를 노린다. KBS2는 주말 프라임 타임에 정통 멜로를 배치해 지상파 시청층을 공략한다.

결국 승패는 설정의 화제성을 넘어선 ‘관계의 밀도’에서 갈린다. 하드보일드 누아르는 전작의 그늘을 뛰어넘는 서사의 힘을 보여줘야 하고, 오피스물은 기발한 설정을 진솔한 공감대로 치환해야 하며, 현실 멜로는 인물 간의 차진 케미스트리를 증명해야 한다. 풍성해진 9월, 대중의 시선이 어느 작품으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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