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직원 절반 가까이가 1·2급 고직급…189명 중 136명 보직 없어
1급 평균 1억735만원·2급 9788만원…16년간 보직 없는 사례도
KIAT 자체 진단서도 “적당히 업무하며 고위연봉…하위직 불만·동기 위축”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산업기술 혁신을 지원하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야 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고직급 인력 상당수가 보직을 맡지 않은 채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기간 보직 없이 근무하면서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조직의 인력 운용과 성과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한국산업기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IAT 전체 직원 392명 가운데 1·2급 고직급 직원은 189명으로 전체의 48.2%에 달했다. 직원 2명 중 1명 가까이가 간부급에 해당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고직급자 가운데 상당수가 별도의 보직을 맡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189명의 고직급자 중 136명이 무보직 상태로, 전체 고직급자의 약 72%에 해당했다.
직급별로 보면 1급은 41명 가운데 27명, 2급은 148명 가운데 109명이 보직을 맡지 않고 있었다. 각각 전체의 약 66%, 74%가 무보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연봉도 높은 수준이다. 1급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735만원, 2급 직원은 9788만원에 달한다. 보직 여부와 관계없이 고직급에 따른 높은 보수가 지급되는 구조인 만큼, 직무와 책임,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장기간 보직을 맡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현재 2급 직원 가운데 3명은 2010년 2급으로 승진한 이후 16년 동안 단 한 차례도 보직을 맡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과 2012년 각각 2급으로 승진한 직원 중에서도 현재까지 보직을 맡은 적이 없는 사례가 확인됐다.
KIAT는 이들이 보직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각자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무보직 자체를 곧바로 업무 공백이나 근무 태만으로 볼 수는 없지만, 고직급자의 장기간 무보직 현상이 조직 내 역할과 책임의 불명확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KIAT 역시 이러한 문제를 조직 혁신의 과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KIAT가 지난 5월 마련한 ‘성과창출형 조직활성화안’에서는 무보직 고직급 인력에 대해 뚜렷한 역할 없이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높은 연봉을 받는 상황이 하위 직급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성취동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KIAT는 산업기술의 사업화와 지역산업 육성, 산업기술 인재 양성 등을 지원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으로, 산업혁신을 촉진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다. 그러나 정작 기관 내부에서 고직급 인력의 비중이 높고 무보직 인력이 대규모로 존재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조직의 기동성과 효율적인 의사결정, 인재 활용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승진 이후 장기간 보직을 맡지 않는 구조가 반복될 경우 승진이 실질적인 책임과 역할의 확대보다는 사실상 연봉과 직급 상승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동시에 젊은 직원과 하위 직급자의 업무 의욕과 승진 동기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구자근 의원은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는 조직이 산업기술 혁신을 이끌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라며 “장기간 무보직 문제를 비롯해 고직급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과 성과관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sangbae030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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