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국내 여행객들의 숙박 선택 기준이 숙소 내부 시설에서 주변의 레저·문화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가파른 증가세와 맞물려, K-팝 공연이나 프로야구 경기 같은 지역 콘텐츠가 ‘하루 더 머무는 이유’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동통신·신용카드·숙박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요즘 숙박 트렌드’ 보고서를 31일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총숙박 박수는 5.1% 증가했다. 내국인 숙박은 1.9% 늘어난 반면 외국인 숙박은 29.0% 급증해, 외국인의 성장률이 내국인의 15배에 달했다. 최근 1년(2025년 6월~2026년 5월) 기준 전체 숙박의 85.4%는 여전히 내국인이 차지하지만, 시장의 성장 동력은 외국인으로 이동한 셈이다.
지역별 외국인 숙박 비중은 인천(27.3%), 서울(26.3%), 제주(25.9%), 부산(20.7%) 순으로 높았으며, 모두 전국 평균(14.6%)을 웃돌았다. 비수도권의 외국인 숙박 비중 역시 39.5%에서 43.0%로 증가하며 부산·제주·경북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교통 여건 개선과 체류형 콘텐츠에 힘입어 숙박 거점도 다변화됐다. 최근 3년간 숙박 예약 비중 증가율은 ▲강원 평창군(116.9%) ▲경북 안동시(106.4%) ▲부산 기장군(78.5%) 순으로 높았다. 안동은 KTX 등 교통 접근성 향상과 고택 민박·야경 투어가, 평창과 기장은 대형 레저시설과 연계된 호텔·리조트가 성장을 이끌었다.
여행객의 관심은 객실 안에서 숙소 밖 체험활동으로 옮겨갔다. 최근 3년간 골프장 테마 숙소 예약 비중은 199.3% 급증했으며, 온천(98.9%)과 워터파크(56.5%) 연계 숙소도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스파나 풀빌라처럼 숙소 내부 시설만을 강조한 유형은 수요가 감소했다. 공항 셔틀이나 개인 사물함 등 이동 편의성을 갖춘 숙소의 선호도 역시 높아졌다.
공연과 스포츠는 강력한 체류 유인책으로 작용했다. 공연이 열린 주의 숙박 예약은 비공연 주보다 16.4% 많았으며, 글로벌 팬덤이 두터운 K-팝 공연의 경우 외국인 예약 증가율이 내국인의 6.1배에 달했다.
프로야구 경기 역시 지속적인 숙박 수요를 창출했다. 경기 당일 구장 인근 숙박 예약 증가 폭은 비수도권이 수도권의 4.2배에 달해, 콘텐츠를 통한 체류 유발 효과가 지방에서 훨씬 크게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는 지역 특성에 따른 차별화된 관광 정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서울·경기는 연중 수요가 비교적 고른 반면, 강원·전남·전북·경북 등은 계절에 따른 수요 편차가 컸다. 연중 수요가 일정한 지역은 기존 시설의 숙박 전환을 유도하고, 계절 편차가 큰 지역은 비수기와 주중 방문을 이끌어낼 독자적 콘텐츠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관광공사 김영미 관광AI혁신본부장은 “숙박 경쟁력은 객실 수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행객이 하루 더 머물고 싶게 만드는 지역의 경험에서 나온다”라며 “공연·스포츠·레저시설을 숙박·교통·지역 상권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지역마다 차별화된 체류 명분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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