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연예 스타뿐 아니라 정치권도 ‘팬덤’시대
개인 종목인 골프 특성상 ‘체계적인 관리’ 어려워
창단 때부터 ‘새로운 골프문화’ 강조한 두산건설
‘위버’와 함께한 프로암에 선수·팬 ‘함박 웃음’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대한민국은 ‘팬덤’의 시대다. 팬덤의 대표주자격인 연예인부터 스포츠스타에 이어 정치권까지 ‘팬덤 관리’에 목을 맨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팬덤 관리는 영향력 확대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스포츠스타나 연예인은 대규모 팬덤이 곧 권력이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팬덤 영향력으로 당락이 결정될 정도다. 최근 치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 과정은 팬덤이 끼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지지세력’의 크기와 ‘충성도’가 정의가 되는 세상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도 팬덤 문화가 확산 중이다. 같은 색상의 티셔츠나 모자를 맞춰쓰고 응원하는 선수를 따라다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팬덤간 경쟁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응원하는 선수가 아니더라도 같은 조에 편성된 선수 전원을 응원하는 것으로 골프 관전 문화를 바꾸고 있는 팬덤이 대표적이다. 그린주변이나 스타트광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쓰레기를 줍는 등 쾌적한 관전 문화를 만드는 것도 팬덤의 몫이다.
그러나 KLPGA투어에서는 체계적으로 팬덤을 관리하는 주체가 사실상 전무하다. 개인 종목이다보니 선수 개인이나 가족, 매니지먼트사가 약간의 도움을 주는 수준이다. KBO리그나 K리그 등 구단 중심의 인기 프로스포츠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팬덤 관리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인상이다.

최근 두산건설 여자골프단의 행보는 그래서 눈길을 끈다. KLPGA투어 시즌 3승을 따내며 신인왕 무혈입성을 노리는 김민솔(20)을 비롯해 다수의 선수를 보유한 두산건설은 위브골프단 창단 직후부터 ‘팬덤 관리’에 신경썼다.
포토북을 만들어 두산건설 소속이 아니더라도 KLPGA투어 선수들의 사인을 많이 받은 팬에게 두산건설 위브챔피언십 프로암 초청 등의 캠페인으로 관전 활성화를 추구했다. 팬덤 명도 ‘위버’로 정했다. 지금은 정규투어 대회를 개최하지는 않지만, 팬덤 관리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25일에는 팬들을 초청해 프로 선수들과 동반 라운드 기회를 주는 신선한 시도를 했다. 골프단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2주간 신청받았는데, 3500명 이상이 몰렸다. 추첨을 통해 15명을 선정해 가평 베네스트골프클럽에서 두산건설이 초청한 미디어프로 다섯 명과 프로암 대회를 치렀다.

국내에서 프로암은 대회 후원사나 기업 VIP 등 특권층을 위한 이벤트라는 인식이 강하다. 두산건설 오세욱 위브골프단장은 “우리가 강조하는 ‘팀 문화’는 응원하는 팬 덕분에 완성된 것”이라며 “응원에 보답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골프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보고 싶지만, 쉽게 기회를 얻기 힘든 자리가 프로암’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련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상보다 많은 분이 신청해주셔서 팬덤 ‘위버’가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위버가 어디서든 두산건설의 팬이라고 자랑할 수 있도록, 팬 퍼스트 문화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한 선수도 팬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안근영은 “프로 선수도 라운드 도중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린 기회가 된 것 같아 즐거웠다”고 말했다.
참가자 김태일 씨는 “선정된 이후 일주일간 잠도 못잤다”면서 “진심으로 골프를 사랑하는 분을 모아 행복한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안써니 씨 역시 “KLPGA 공식 기록원이라서 매주 경기를 보는데, 프로들과 함께 라운드한 사실 자체가 꿈만 같다”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낯선 ‘팬덤 관리’의 선순환 모델을 건설 중인 두산건설의 행보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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