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현대로템이 K2 전차의 핵심 역량을 내재화하고, KF-21용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에 도전하며 ‘종합 방산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 흩어져 있던 지상 방산 역량을 현대로템 중심으로 결집함과 동시에, 항공 무장 분야로까지 사업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모양새다.
2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최근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이르면 연내 방산사업부를 현대로템에 양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업 재편이 성사될 경우 가장 기대되는 효과는 K2 전차의 핵심 공급망 강화다. K2 전차의 완성 체계를 제작하는 현대로템과 120㎜ 주포 등 전차·자주포용 화포를 생산하는 현대위아의 역량이 하나로 합쳐지기 때문이다. 완전한 수직계열화는 아니더라도, 완성차와 핵심 화포를 단일 기업 내에서 조율하게 되면 개발·조달·품질관리·납기 등 전반적인 경쟁력이 크게 향상된다. 나아가 현대위아의 인공지능(AI) 기반 원격사격통제체계를 현대로템의 유·무인 복합 지상무기 사업과 연계할 수 있어, 향후 K2 전차 수출 협상에서도 가격 경쟁력과 공급 대응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현대로템의 시선은 지상을 넘어 항공으로 향하고 있다. 다음 목표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도하는 ‘KF-21 탑재용 한국형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 개발 사업이다. 2026년 12월부터 2033년 11월까지 진행되는 이 사업은 규모가 약 1조 9000억 원에 달하며, 현재 현대로템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 D&A 등이 참여를 준비 중이다.
이 사업의 핵심 승부처는 미사일의 심장으로 불리는 ‘덕티드 램제트(Ducted Ramjet) 추진기관’이다. 고속 비행 시 유입되는 공기를 활용해 추력을 유지하는 기술로, 급격히 방향을 바꾸는 적 항공기를 추적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현대로템은 지난 30년 가까이 우주발사체와 램제트 추진기관 기술을 축적해 왔으며, 현재 충남 서산 액체로켓엔진 시험장에서 관련 엔진을 시험 중이다.


사업 수주를 위해 현대로템은 추진기관을, LIG D&A는 기체 구조를 담당하는 방식의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난 12일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업무협약을 맺고 KF-21 등 항공기 플랫폼과 미사일의 체계 통합 기술을 협력하는 한편, 항공기와 무장을 묶은 패키지형 수출 모델 발굴에도 나섰다.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올해 2분기 기준 현대로템의 수주잔고는 처음으로 30조 원(30조 4046억 원)을 돌파했다. 현금성 자산은 2조 5273억 원에 달하지만 차입금은 1355억 원에 불과하다. 현대로템이 발표한 1조 8000억 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2028년까지 수소, 무인·AI, 로봇, 항공우주 등 포괄)도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2분기 매출(1조 6061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13.3% 늘었으나 영업이익(2324억 원)은 9.7% 감소해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대로템의 청사진은 명확하다. K2 전차와 핵심 화포를 결합해 지상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공대공 미사일 기술까지 확보해 육상과 항공을 아우르는 ‘K방산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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