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짧은 스케치 코미디와 부캐 콘텐츠, 토크형 예능까지 코미디언들이 직접 만든 웃음이 유튜브로 무대를 옮겨 빠르게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김대희의 시선은 여전히 방송 무대를 향해 있다. 웃길 사람은 많아졌지만 코미디가 설 자리는 아직 넉넉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1일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개막식을 앞두고 만난 김대희는 “방송에서는 사실상 ‘개그콘서트’ 하나밖에 없으니 여전히 목이 마르다”며 “방송사에서도 코미디 프로그램이 더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대희는 변화한 코미디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코미디언이라는 직업의 경계가 확장된 현실을 짚었다.

“훨씬 디테일해졌고 트렌드도 굉장히 빠르게 바뀌어요. 콘텐츠의 지속성은 짧아졌고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졌죠. 이제는 꼭 공채 코미디언이 아니더라도 사람을 웃기는 분들이 많잖아요. 직업의 경계 자체가 허물어졌고, 결국 웃기는 사람이 코미디언 아닐까 싶어요.”

그럼에도 그가 방송 코미디와 공개 무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관객 앞에서 실시간으로 웃음을 확인하고 호흡을 주고받는 현장감은 온라인 플랫폼이 온전히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대희는 “최근 ‘개그콘서트’ 무대에 다시 올랐을 때 분명한 희열이 있었다”며 “결국 코미디언은 무대 위에서 관객의 웃음소리를 직접 들을 때 느끼는 특별한 감정이 있다”고 말했다.

후배들을 향한 애정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진곤, 이선민, 곽범, 양상국 등을 언급하며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후배들의 성장을 반겼다.

“개그는 5년, 10년 정도 경험이 쌓여야 자기만의 내공이 나와요. 오디션 등으로 먼저 주목받은 친구들도 시간이 흐르면 또 다른 전성기가 올 수 있죠. 지금 33기, 34기 후배들도 5년 정도 지나면 확실한 자기 색깔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 대세로 올라온 후배들을 보면 정말 뿌듯해요. 다들 연기도 잘하고 인성도 훌륭해서 선배로서 진심으로 응원하게 됩니다.”

올해로 14회를 맞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10개국 51개 팀이 참여하며 규모를 키웠다. 거리 퍼포머들이 참여하는 프린지 공연을 활성화하고 해외 팀을 초청하는 등 외연을 넓혔다. 김대희는 “매년 같은 마음으로 부산에 오지만 회차가 늘어날 때마다 감개무량하다”며 “제가 몇 회까지 살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하늘로 가는 그날까지 함께하고 싶다”는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페스티벌에는 故전유성을 기리는 ‘전유성 없는 전유성쇼’가 마련돼 의미를 더했다. 이홍렬이 사회를 맡고, 김신영, 신봉선 등 전유성의 제자들과 여러 선후배 코미디언들이 함께했다. 김대희는 전유성을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중요한 뿌리로 기억했다.

“‘부산바다 웃음바다’라는 슬로건도 전유성 선배님이 만드셨어요.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결책을 주시던 분이죠.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14회까지 오는 과정에서 선배님의 역할이 정말 컸어요. 저희보다 훨씬 젊은 아이디어를 내셨고, 블루카펫도 그냥 걸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재밌게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계속 새로운 생각을 던지셨어요. 그래서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져요.”

김대희의 열정은 꺼질 틈이 없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을 위해 직접 발로 뛴 비하인드도 마찬가지다. 그에게 코미디는 생명과도 같기 때문이다.

“페스티벌 홍보 때문에 유재석 선배에게 ‘유퀴즈’ 출연을 부탁했는데 흔쾌히 받아줬어요. 감사하죠. 제 느낌에는 9월, 10월까지 일정이 꽉 차 있는 것 같은데 자리를 마련해주신 것 같아요.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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