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존 수술’ 주인공 존, 향년 83세로 별세
“공 계속 던질 수 있게 해준 조브 박사에게 감사”
‘100분의 1’ 뚫고 성공→14년 더 현역 생활
복합적 심경 “아이들에게 더 많이 시행돼 싫다”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자신의 이름을 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야구계 역사를 바꾼 투수 토미 존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세.
MLB닷컴 등 복수의 미국 현지 매체는 17일(한국시간) “존이 미국 플로리다 자택에서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최근 방광암이 재발한 그는 호스피스 치료를 이어왔고, 이달 초엔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빅리그 통산 760경기, 288승231패. 존은 시카고를 거쳐 다저스, 양키스 등을 포함해 총 6개 구단에서 활약했다. 그는 편지에서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할 기회를 준 양키스 구단과 26년간 선수 생활을 함께해준 모든 친구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내가 계속 공을 던질 수 있게 해준 프랭크 조브 박사에게도 감사하다. 그 수술은 이후 수많은 투수의 선수 생명을 구했고, 현재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도 받았다. 여러분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양키스 역시 성명을 통해 “우리 선발진의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오랜 기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며 “수술 이후 거둔 성취는 전 세계 수많은 운동선수의 운명과 진로를 바꿨다. 그러나 이 때문에 양키스에서 2년 연속 20승을 거둔 점과 투수로서 보여준 활약이 오히려 가려지기도 했다. 우리는 그의 유산 전체를 기억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1963년 메이저리그(ML)에 데뷔한 존은 1965년 시카고로 이적한 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첫 12시즌 동안 355경기(318선발) 등판해 124승106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그런 그의 야구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건 1974년이었다.
당시 다저스 소속이었던 존은 왼쪽 팔꿈치 척측측부인대(UCL)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그때만 해도 투수에게 UCL 파열은 사실상 선수 생명의 끝을 의미했다.

수술 성공 확률은 100분의 1 남짓. 존은 팀 닥터였던 조브 박사로부터 오른쪽 팔뚝에서 떼어낸 힘줄을 손상된 인대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극악의 확률을 뚫은 존은 무려 14시즌을 더 현역 선수로 뛰었다. 이 수술은 그의 이름을 따 이른바 ‘토미 존 수술’로 불렸다.
1975년 재활에 전념한 존은 1976년 마운드로 돌아왔다. 복귀 후 은퇴까지 405경기(382선발)에 등판해 164승125패, 평균자책점 3.66을 남겼다. 올스타엔 네 차례 선정됐고, 은퇴 후엔 미네소타와 양키스에서 방송해설자로도 활동했다.
존의 이름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야구계에 살아 있다. 미국의사협회(AM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현역 ML 투수 가운데 약 35%가 토미 존 수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이영상 수상자인 제이콥 디그롬과 크리스 세일, 저스틴 벌랜더, 타릭 스쿠벌 등도 수술 전력이 있다.

다만 생전 존은 자신의 이름이 붙은 유산을 마냥 기뻐하지는 않았다. 훈련법의 발전과 함께 연령을 불문하고 투수들이 과거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시대가 됐다. 무엇보다 어린 선수들까지 수술대에 오르는 현실을 우려했다. 존은 2018년 자신의 SNS에 “프로 선수보다 아이들에게 더 많이 시행되는 수술에 내 이름이 붙어 있다는 게 정말 싫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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