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 증조부 월급, 현재 1100만~1350만원…日아내 소개한 친일파 구연수, 시해와 소각에도 가담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가 일제강점기 이왕직에서 받은 것으로 기록된 월급 225원은 당시에도 상당한 고액이었다. 현재 구매력으로 단순 환산하면 월 1100만원을 웃돈다는 연구 기준도 있다.

김용숙이 1987년 일지사에서 펴낸 ‘조선조 궁중풍속 연구’에 등장하는 궁중 직원 월급 명단이다. 명단에는 ‘어용괘 안상호 225원’이라고 적혔다. 같은 자료에 기록된 통역관의 월급은 150원, 이발사는 110원이다.

안상호의 월급은 통역관보다 75원 많다. 비율로는 50% 높다. 이발사와 비교하면 115원 많아 두 배를 웃돈다. 궁중 직원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의 보수를 받은 셈이다.

현재 가치로도 액수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박현수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 연구원이 2023년 학술지 ‘대동문화연구’ 제121집에 발표한 ‘소설에 나타난 식민지 조선의 물가-음식 가격을 중심으로’는 식민지 시대의 물가와 급여를 현재 가격으로 바꿀 때 1원에 5만~6만원을 곱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225원은 현재 약 1125만~1350만원이다. 12개월을 기준으로 계산한 연간 금액은 1억3500만~1억6200만원에 이른다. 다만 식민지 시대에도 시기별 물가 변동이 컸던 만큼 이는 정확한 화폐 환산액이 아닌 구매력을 가늠하기 위한 단순 비교다.

그럼에도 당시 의사들의 소득과 비교해도 225원은 적지 않아 보인다.

김근배 전북대 교수가 2014년 ‘대한의사학회지’에 발표한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의 의사되기’에 따르면 1930년대 고용 의사의 월수입은 100원 안팎이었다.

도립의원 촉탁의의 월 보수는 70~120원 수준이었다. 시점과 근무 형태가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안상호의 225원은 일반 고용 의사 월급의 두 배를 넘는 액수다.

‘어용괘’는 오늘날 권력에 영합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어용’과는 구분해야 한다. ‘어용괘’는 한자로 ‘御用掛’라고 쓰는 이왕직의 공식 직함이다.

이왕직은 일제가 대한제국 궁내부를 폐지한 뒤 구황실을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 설치한 기관이다. 1926년 10월 2일 자 동아일보에는 안상호가 종6위 신분으로 본인의 요청에 따라 이왕직 어용괘에서 면직됐다는 인사 기록도 실렸다.

하영은 앞서 방송에서 증조부가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한 뒤 한양에서 양의원을 열고 고종을 진료했다는 가족사를 소개했다. 그러나 이후 안상호의 대정친목회 평의원 활동과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보도 등이 알려지자 자필 사과문을 냈다.

하영은 “부끄럽게도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며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안상호의 혼인 과정에는 또 다른 친일 인사도 등장한다. 안상호와 일본인 아내이자 하영의 증조모인 가와구치 이소코를 연결한 인물은 구연수다.

구연수는 1895년 을미사변 당시 일본인들과 함께 궁궐에 들어가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한 조선인 협조자로 알려져있다. ‘친일인명사전’과 반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파 99인’은 구연수가 명성황후의 시신 소각에도 관여했다고 서술한다.

구연수는 이후 친일단체 일진회 평의원과 통감부 경무관을 거쳐 조선총독부 경무총감부 경무관, 중추원 참의를 지냈다. 대표적 친일반민족행위자 송병준의 사위이기도 하다. kenn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