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로 약 600만원 결제…성매매알선 혐의는 수사 지연으로 입건조차 못해

최민희 의원 “성접대 비용까지 축구협 업무인가…국정감사서 철저히 따질 것”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남양주갑)은 대한축구협회(이하 ‘축구협’)가 외국인 심판과 중국축구협회 관계자 등을 상대로 성접대를 하고 법인카드로 비용을 결제한 사실이 정부 감사 과정에서 확인됐음에도 경찰과 검찰 수사에서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수사의뢰서와 서울지방경찰청 사건처리결과통지서, 대한축구협회 징계조치결과 등을 종합한 결과, 축구협의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을 둘러싼 감사와 수사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 외국인 심판 등에 8차례 성접대…법인카드 약 600만원 사용

문화체육관광부가 경찰에 제출한 수사의뢰서에 따르면 축구협은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국가대표팀 및 올림픽대표팀 경기에 참가한 외국인 심판과 심판 교류를 위해 방한한 중국축구협회 관계자 등을 상대로 총 8차례 부적절한 성접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접대 대상에는 온두라스·중국·세르비아·오만·폴란드·쿠웨이트전 등에 참가한 심판과 중국축구협회 관계자 등이 포함됐으며, 관련 비용 약 600만원은 축구협 법인카드로 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시 비용을 결제한 심판국 직원들은 조사 과정에서 “안마 비용에 성매매 비용까지 포함된 금액”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해당 접대는 심판국 직원이 비용 지출을 기안하고 대리·과장·국장·부회장까지 결재한 뒤 시행된 것으로 확인돼 개인의 일탈을 넘어 축구협 내부의 조직적인 의사결정 아래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 경찰 “업무상 배임 인정 어렵다”…성매매알선 혐의는 수사 지연으로 입건 못해

그러나 최 의원실이 확보한 서울지방경찰청 사건처리결과통지서에 따르면 경찰은 축구협 직원 2명이 안마시술소 등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한 8건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 과정에서도 논란이 불거졌다. 경찰은 당시 성접대 관련자들을 조사하면서 실제 성접대가 있었는지 여부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고, 검찰 역시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성매매알선 혐의 수사 과정에서는 수사 지연 문제도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6년 12월 8일 수사를 의뢰할 당시에는 성매매알선 혐의의 공소시효가 남아 있었지만, 경찰이 실제 수사를 개시한 시점은 2017년 3월 20일로 확인됐다.

수사의뢰 이후 3개월 넘게 수사가 지연되면서 결국 성매매알선 혐의는 입건조차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 최 의원실의 설명이다.

△ 검찰도 ‘축구협을 위해 쓴 돈’ 이유로 업무상 배임 무혐의

경찰 수사에 이어 검찰 역시 축구협 직원 2명의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실과 JTBC 취재 결과, 당시 검찰은 해당 비용이 축구협회를 위해 사용한 돈이라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성접대 비용의 성격과 지출 과정 등을 충분히 따져보지 않은 채 단순히 축구협을 위한 비용이라는 이유만으로 업무상 배임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인카드 사용이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해당하는지와 함께 성접대 비용을 포함한 지출이 적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 결재 과정에서 관련 사실이 제대로 공유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감사원·문체부 대응도 도마 위…“왜 성접대 의혹만 빠졌나”

감사 과정과 정부의 후속 대응을 둘러싼 의문도 제기됐다. 앞서 관련 언론 보도에 따르면 감사원은 축구협의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을 인지하고도 관련 내용을 감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감사 과정에서 축구협 관계자와 감사원 담당자 사이에 학연 관계가 있었다는 의혹과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 등이 보도되면서 감사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감사 과정에서 심판 성접대 사실을 확인했지만 당시 대외적으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는 해당 내용을 제외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보도자료 작성 담당자는 형사사건과 관련된 민감한 내용이고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보도자료에 포함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다른 형사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진행 사실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감사와 수사 과정 전반에서 축구협의 성접대 의혹이 축소되거나 사실상 은폐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최민희 의원 “성접대 비용까지 축구협의 정상 업무인가”

최민희 의원은 “외국인 심판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증거와 관련자들의 진술이 있음에도 수사기관은 해당 비용을 사실상 ‘축구협회를 위해 쓴 돈’으로 판단해 면죄부를 줬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성접대 비용까지 축구협회의 정상적인 업무라고 볼 수 있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법인카드 사용 과정과 결재 라인, 실제 접대 내용, 관련자들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제대로 검토됐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또 “감사원은 감사를 제대로 진행했는지, 문화체육관광부는 왜 감사에서 확인된 내용을 보도자료에서 제외했는지, 경찰과 검찰은 왜 성접대의 실체와 비용 지출의 적정성을 충분히 수사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감사를 무마하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감싸고, 수사기관은 봐주면서 대한축구협회의 심판 성접대 의혹이 은폐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축구협을 비호하거나 사건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라고 말했다. sangbae0302@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