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이승철의 히트곡은 회의실에서 결정되지 않았다. 음식 배달원과 식당 종업원에게 신곡을 들려준 뒤 표정을 살폈다. 그렇게 고른 노래가 전체 히트곡의 3분의 2다. 데뷔 40주년을 맞은 ‘라이브 황제’가 공개한 뜻밖의 선곡법이다.

이승철은 5일 방송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40년 음악 인생과 명곡 탄생 비화를 풀어냈다.

그는 히트곡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 “평범한 사람들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음식 배달 오신 분이나 식당 종업원분들께 곡을 들려주고 표정을 본다. 히트곡의 3분의 2는 그렇게 결정됐다”고 밝혔다.

전문가의 평가보다 음악을 처음 접한 대중의 즉각적인 반응을 믿었다. 말보다 표정을 먼저 읽었다. 40년 동안 대중가수로 살아남은 이승철만의 감각이다.

이승철은 이날 “이 의자에 얼마나 앉고 싶었는지 모르겠다”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최근 할아버지가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이승철 할아버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다가오는 추석 KBS ‘한가위 대기획’ 주자로 나선 소감도 밝혔다. 그는 “데뷔 이래 가장 큰 콘서트”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음악과의 인연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됐다.

이승철은 “전국 동요가요제에서 어른처럼 부른다고 혼났다. 태어날 때부터 바이브레이션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고등학교 시절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부르며 밴드 보컬이 됐고, 이후 김태원의 오디션을 거쳐 부활의 2대 보컬로 합류했다.

당시 오디션에는 고가의 음향 장비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승철의 어머니는 약 400만원에 달하는 장비를 사기 위해 빚까지 냈다.

1988년 솔로 데뷔곡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이승철은 자신의 창법이 만들어진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특유의 흘림 창법에 대해 “멘토인 김현식 선배님을 흉내 내다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네버엔딩 스토리’의 반전도 공개했다. 부활과 다시 만나 완성한 곡이지만 처음에는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활동 종료를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출연한 예능 ‘이유있는 밤’ 방송 이후 분위기가 뒤집혔다.

‘슈퍼스타K’ 심사위원 시절의 독설도 돌아봤다. 이승철은 “악마의 편집 때문이다”라고 농담하면서도 “노래는 90% 이상 타고나야 본인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이 가창력이나 방향성 때문에 흔들리기도 하는데, 꼭 노래가 아니더라도 음악을 할 방법은 많기에 삼촌의 마음으로 조언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탈락시킨 참가자들에 대한 미안함은 새 오디션 프로그램 ‘더 스카웃’으로 이어졌다.

그는 “음악에 탈락은 없다. 선택만 있을 뿐”이라며 “음악에는 장르만 있을 뿐 탈락이란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승철은 ‘더 스카웃’ 우승자 이산의 노래에 직접 코러스로 참여했다. 자신의 콘서트 무대에도 동행하며 후배의 출발을 도왔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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