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터미널 땅값, 인근보다 65% 높았다…개발할수록 강해지는 ‘중심축’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도시가 커져도 중심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새 주거단지와 상업시설이 주변으로 번져도 교통과 소비, 업무 기능이 쌓인 기존 거점으로 수요가 다시 모인다. 부동산업계가 말하는 ‘중심지 락인 효과’다.

서울 반포와 삼성, 잠실이 대표적이다. 주변 개발이 생활권을 확장했지만 고속터미널과 코엑스, 잠실역·롯데월드타워 일대의 중심성은 오히려 강해졌다.

반포·잠원 생활권에서는 고속터미널 일대가 핵심축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변을 따라 재건축 단지가 늘었지만 백화점과 호텔, 문화시설, 광역교통망이 밀집한 기존 중심은 이동하지 않았다.

토지가격도 차이를 보였다. 2026년 표준지공시지가에 따르면 센트럴시티터미널이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19-3번지의 공시지가는 ㎡당 2720만원이다.

신반포역 북측 배후 상업지인 반포동 2-8번지의 1648만원보다 65% 높다. 교통과 상업·문화 기능이 겹친 중심 입지의 가치를 보여주는 수치다.

삼성동에서도 강남 업무권역이 테헤란로와 청담·대치동으로 넓어졌지만 코엑스 일대가 중심축을 지키고 있다.

잠실 역시 업무·주거 기능이 문정과 가락동까지 확장했다. 그러나 대형 상업시설과 문화시설, 광역교통 수요는 여전히 잠실역과 롯데월드타워 주변에 집중된다.

중심지는 단일 시설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환승교통과 백화점, 업무시설, 병원, 문화시설이 오랜 시간 중첩돼 생활 동선을 형성한다. 거주자의 이용 습관과 상권 네트워크까지 쌓이기 때문에 신규 개발만으로 대체하기 어렵다.

주변 개발로 인구가 늘면 기존 중심지가 더 많은 소비와 이동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도 나타난다.

대규모 재건축을 앞둔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도 같은 흐름이 주목받는다.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의 정비사업이 진행되면 주거 규모와 생활권은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기존 교통·상업·교육 인프라가 집중된 오목교역 일대가 중심축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오목교역 주변에는 현대백화점과 이마트, 메가박스, 이대목동병원이 자리한다. SBS와 CBS 등 방송시설과 목동 학원가도 밀집해 있다.

재건축을 통해 거주 인구가 늘면 새로 발생하는 생활·소비 수요가 오목교역 일대로 유입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옛 KT부지에 들어서는 ‘목동윤슬자이’가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단지는 오목교역 인근 기존 중심 생활권에 조성하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지하 6층~지상 48층, 3개 동 규모다. 전용면적 114~203㎡ 주거형 오피스텔 651실과 근린생활·업무시설을 함께 구성한다.

분양 관계자는 “목동윤슬자이는 향후 새롭게 중심이 될 곳을 기다리는 사업이 아니라 이미 교통과 상업, 교육, 문화 기능이 집적된 중심부에 들어서는 프로젝트”라며 “재건축과 주변 개발로 목동 생활권이 확장될수록 중심 입지의 가치는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목동 재건축은 주거 규모를 키운다. 그러나 늘어난 인구와 소비가 어디로 향할지는 기존 생활 동선과 인프라가 결정한다. 개발이 생활권을 넓힐수록 오목교역 중심축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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