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다들 웃고 싶지 않아도, 웃어야 할 때가 있잖아요.”
그룹 데이식스(DAY6)로 대중에게 위로와 희망을 노래해 온 영케이(Young K)가 가면을 내려놓고, 온전히 ‘인간 강영현’으로서 마이크 앞에 섰다. 영케이의 솔로 정규 2집 ‘영기스트(YOUNGEST)’는 그의 말대로 “가장 영케이스러운 앨범”이다.
“몇 곡을 실을지도 정하지 않고, 딱 앨범명 하나만 들고 무작정 회사를 찾아갔어요. 데이식스로 달려온 10년 동안 미련이나 후회가 남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했거든요. 이제는 ‘강영현이 도대체 누구인가’ 스스로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청량한 신스팝 사운드 위로 직설적인 경고를 던지는 타이틀곡 ‘셧 더 도어(Shut The Door)’ 역시 같은 맥락이다. ‘또 시작이야. 또 날 못 잡아먹어서 아주 안달 나 있어. 대체 왜. 믿었던 친구들은 또 내 뒷담이나 하고, 진심은 통한다는데, 대체 왜’라는 날카로운 가사는 영케이 본인이 직접 겪은 경험담에서 출발했다.
“‘영케이’라는 존재가 지인들 사이에서 가십거리가 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그 이야기를 제가 알게 됐을 땐 마음의 상처가 컸어요. 그래서 그 친구들에게 직접 이 가사를 띄워놓고 노래를 들려줬죠.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더라고요. 이제는 다 화해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대중이 아는 영케이는 유쾌하고 위트 넘치는 인물이다. 기자들을 모아놓고 진행한 라운드 인터뷰 현장에서도 특유의 능청스러운 입담으로 취재진의 웃음을 터뜨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영케이가 아닌 1993년생 강영현은 조금 더 섬세하고, 때로는 민감한 감성이다.
“전 사실 생각보다 외로움도 많고 연약하더라고요. 상처도 잘 받는데, 그동안은 그걸 외면하면서 살아온 듯해요. 능력적으로 부족한 점을 인정하지 않으려 애쓰기도 했고요. 연습생 시절을 포함해 16년 정도 ‘영케이’라는 인물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정작 제 자신은 아직 어리고 서툴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깊은 성찰의 과정은 ‘영기스트’ 속 15개 트랙으로 발현됐다. 장르와 메시지 모두 영케이가 ‘강영현’으로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여과 없이 담아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데이식스의 음악이 그러했듯 “이번 앨범 역시 자전적인 이야기이지만, 팬분들이 채울 수 있도 빈칸을 남겨두었다”고 밝혔다.

학창 시절 무작정 ‘스타가 되고 싶다’는 풋풋한 꿈을 안고 연예계에 발을 들인 강영현은 10여 년의 시간을 지나 어느새 K팝 신을 이끄는 대표 싱어송라이터로 자라났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 꺼내놓은 ‘영기스트’는 영케이의 눈부신 성장을 미처 따라오지 못했던, 강영현의 어린 마음을 가만히 다독이는 소중한 일기장과 같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못 할 때도 있고, 웃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웃어야 해서 힘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모두가 하고 싶은 말만 다 하면서 살 수는 없잖아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내면을 꺼내놓는 과정이 민망하고 부끄럽기도 했지만, 마침내 제 진짜 모습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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