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투어 오로라월드 챔피언십 역전 우승
5번홀 트리플 보기 뒤 9번홀 ‘샷이글’ 대반등
“메디힐과 10년, 꾸준한 응원 덕 10승 달성,
성경 구절 읊조리며 내 경기 집중한 게 주효”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트리플보기를 할 때까지만 해도 또 ‘아홉수’에 걸리는 듯했다. 그러나 전반 마지막홀(파4)에서 134.6야드짜리 ‘샷이글’로 반등하더니, 마지막홀(파4) 버디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따냈다. ‘오뚝이’ 이다연(29·메디힐)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10승에 입맞춤했다.
2015년 데뷔한 이다연은 왼발목 골절, 손목 인대파열 등 여러차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는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고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늘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차곡차곡 승 수를 쌓았다. 2017년 팬텀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이래 거의 매년 우승을 신고했다. ‘오뚝이’라는 별칭을 얻은 이유다.

이다연은 2일 강원도 원주 오로라 골프&리조트(파72·6620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2026 오로라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트리플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한 김수지(11언더파 277타)를 누르고 시즌 첫승이자 통산 10승을 따냈다. 10승 달성도 ‘오뚝이’처럼 해냈다.
2타 차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이다연은 3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선두 김수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5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 실수로 다섯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고, 두 차례 퍼트를 실패해 3타를 잃었다. 4번홀까지 2타를 잃은 김수지와 공동 1위였다가 3타 차로 미끄러졌다.

이다연은 “(5번홀에서) 트리플보기 했을 때 ‘(우승과는) 멀어졌구나, 내 것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우승에서 멀어졌으니 편한 마음으로 플레이하자고 생각했는데, 전반 끝날 때 샷 이글이 나왔다. 슬픔 뒤 기쁨이 따라와서 힘을 냈다”고 돌아봤다.
그의 말처럼 9번홀(파4)에서 134.6야드를 남기고 한 두번째 샷이 그린 중앙에 떨어진 뒤 또르르 굴러 홀에 쏙 빨려들어갔다. 단숨에 2타를 만회한 그는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2타 차로 따라붙은 뒤 17번홀(파3)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잡아 1타 차까지 추격했다.



운명의 18번홀. 티샷이 좌측으로 살짝 당겨져 러프에 떨어졌다. 김수지 역시 왼쪽 러프로 티샷을 보냈다. 신중하게 클럽을 선택한 이다연은 홀 앞에 볼을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고, 스핀을 먹은 공은 홀을 2.6m 가량 지나 멈춰섰다.
침착하게 라인을 읽은 이다연이 회심의 버디 퍼트를 했는데, 홀 끝에 멈추는 듯하던 공이 똑 떨어졌다. 이다연은 주먹을 불끈 쥐었고, 리드보드 최상단으로 뛰어 올랐다. 김수지의 파퍼트가 우측으로 살짝 밀려 이다연의 짜릿한 역전 우승이 확정됐다.

감격의 눈물을 흘린 이다연은 “최종라운드를 시작할 때 말씀을 적어 나왔다. 경기 내내 읇조리면서 내 경기만 하려고 노력했다”며 “우승 기회가 와서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긴장도 많이됐는데, 우승했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올해가 메디힐과 인연을 맺은지 10년 째다. 부상도 많고 쉬는 기간도 많았는데 권오섭 회장님께서 늘 믿고 응원해주셔 힘을 냈다. 메디힐과 함께한 10년 동안 10승이라는 말도 안되는 순간을 맞아 더 기쁘다. 팬들께도 감사인사 드리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해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는 성경구절을 통산 10승 달성의 무게추로 삼은 이다연이 하반기 대반등을 준비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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