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화마에 세우타 국경 마비 삼중고…남유럽, 관광·행정 동시 붕괴 위기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맞은 남유럽이 전례 없는 복합 재난으로 흔들리고 있다.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극심한 폭염과 대형 산불로 관광지 운영이 중단된 가운데,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자치령 세우타에는 단 하루 만에 인구의 70%에 달하는 6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몰려들며 국가 안보와 행정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 19년 만의 최악 산불 스페인…프랑스 랜드마크도 조기 폐장

스페인과 프랑스 등 남유럽 전역은 연일 지속되는 고온과 화마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스페인은 19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대형 산불로 마드리드, 톨레도, 아빌라 등 중부 핵심 지역에서만 전국적으로 10만 명에 달하는 주민과 관광객에게 전면 대피령을 내렸다. 특히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아빌라의 시골 민박과 캠핑장 등 관광 시설이 비워졌고, 대표적 도보 여행지인 ‘산티아고 순례길’ 일부 구간마저 전면 폐쇄됐다.

프랑스 역시 극심한 더위에 대표적 랜드마크들이 손을 들었다. 성수기 야간 개장을 이어가던 파리 에펠탑은 주말 오후 4시에 조기 폐장했고,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도 관람 시간을 단축했다. 프랑스 남서부 카스르트 마자메와 보르도 지역에서는 산불이 마을과 비행장까지 위협하며 보르도 전시장 등이 임시 대피소로 전환됐다.

◇ 세우타에 하루 6만 명 난입…행정 마비에 장갑차·군 병력 투입

이처럼 기후 재앙으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스페인령 세우타에서는 대규모 국경 난입 사태까지 터졌다. 30일 모로코와 인접한 세우타 해안으로 고무보트와 튜브를 탄 이민자 수백 명씩이 무리를 지어 바다를 건넜다. 스페인 당국은 “24시간 동안 약 6만 명의 이민자가 무단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우타 전체 인구(약 8만 3500명)의 70%에 달하는 수치다.

월경 과정에서 바다에 빠지거나 방파제를 넘다 최소 41명이 사망했고, 버려진 보트와 쓰레기가 해안을 덮쳤다. 거리를 점령한 이민자들로 인해 세우타 시 행정은 순식간에 마비됐다. 중앙정부는 현장에 군 병력과 장갑차를 파견해 국경 통제와 치안 유지에 나섰으며,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세우타를 찾아 “스페인 영토를 침해하는 행위에 국가의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번 사태는 최근 스페인 대법원이 ‘바다를 통해 입국한 이민자는 즉시 송환 대상에서 제외하고 난민 확인 절차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를 노린 밀입국 알선 조직들이 대거 이민자를 유인하면서 대란으로 이어진 것이다.

◇ 외교 갈등 심화 및 경제적 타격 우려

세우타 사태는 유럽연합(EU) 내 외교 갈등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스페인의 이민 친화적 정책에 반발해 이탈리아와 덴마크 등 인접국들은 “통제되지 않은 이민은 유럽 전체의 위협”이라며 스페인과의 솅겐 조약(EU 회원국 간 자유 이동 협정)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폭염과 산불에 이어 안보 위기까지 겹치면서 스페인 경제와 관광 산업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폭염과 산불로 인한 생산성 저하 및 관광업 타격으로 향후 4년 내 스페인 GDP의 최대 7%가 손실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여기에 국경 파행까지 가미되면서, 대형 비용을 치르고 남유럽을 찾은 글로벌 여행객들의 불안감과 재방문율 감소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socool@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