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양평=원성윤 기자] 제네시스의 대표 대형 세단 G80이 크롬의 화려함을 벗어던지고 완전한 어둠을 둘렀다. 바로 ‘제네시스 G80 블랙(G80 BLACK)’이다. 단순히 색상만 검은색으로 칠한 것이 아니라 엠블럼부터 휠, 가니시, 실내 내장재까지 차체를 이루는 아주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를 블랙 전용 요소로 재해석해 묵직함을 완성했다.

정면에서 바라본 크레스트 그릴과 매쉬 패턴, 범퍼 하단 그릴까지 모두 어둡게 처리되어 정숙하면서도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한다. 보닛 중앙의 제네시스 날개 엠블럼은 과한 광택 대신 정교한 기요셰 패턴의 다크 크롬으로 마감되어 기품을 더하며, 측면부의 5-스포크 전용 블랙 휠과 전용 캘리퍼, 사이드 가니시까지 블랙으로 통합되어 차체의 스탠스를 묵직하게 잡아준다. 자갈밭과 산세를 배경으로 서 있는 G80 블랙은 마치 자연의 거친 질감 속에서 홀로 정갈하게 빛나는 한 그루의 고목이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 칠흑 같은 정적과 최고급 아늑함의 공존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서는 순간, 바깥과의 차단감이 선명하게 전해진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헤드라이닝부터 시트, 스티어링 휠, 오디오 그릴에 이르기까지 올 블랙(ALL BLACK) 톤으로 정교하게 통일되어 있다.

운전석에는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이 하나로 연결된 27인치 대화면 OLED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감싸며, 센터페시아와 콘솔을 지나는 리얼 우드 가니시의 섬세한 나뭇결 패턴이 고급스러운 질감을 제공한다. 특히 2열 공간은 전용 듀얼 엔터테인먼트 모니터와 퀼팅 나파 가죽 시트, 헤드레스트의 스웨이드 쿠션까지 적용되어 최고급 쇼퍼드리븐 세단으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 젠틀한 주행 성능: 묵직함 뒤에 숨은 부드러움과 약간의 아쉬움

G80 블랙의 주행 성능은 ‘스포츠 주행의 짜릿함’보다는 ‘극극의 안락함과 정숙성’에 호평이 집중된다. 외관은 흑표범처럼 공격적으로 변모했으나, 실제 주행 성격은 여전히 점잖고 젠틀한 럭셔리 세단의 결을 충실히 따른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탄탄한 NVH(소음·진동) 대책 덕분에 과속방지턱이나 고르지 못한 노면을 지날 때도 충격을 날카롭게 거르지 않고 부드럽게 흡수해 장거리 운전의 피로도를 대폭 낮춰준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형 휠·타이어 조합에서 오는 미세한 노면 잔진동이나, 스포츠 성향을 기대한 이들에게 다소 얌전하게 느껴지는 거동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폭발적인 속도감보다는 목적지까지 지치지 않고 품격 있게 데려다주는 안락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묵직한 베이스라인 위를 미끄러지는 드라이빙 감각

이날 시승에서 운전석에 올라 가장 먼저 재생한 곡은 방탄소년단(BTS)의 ‘Black Swan’이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 위에 얹힌 묵직한 트랩 비트와 아름다움 속 깊은 어둠을 노래하는 이 트랙은 G80 블랙이 품은 독보적인 오라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액셀 페달을 밟으면 곡의 묵직한 베이스가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실내 전체로 낮게 깔린다. 서스펜션 반응은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끈끈하다. 노면의 잔진동과 소음을 완벽히 억제하는 럭셔리 세단 특유의 정숙성 덕분에 음악의 세밀한 숨소리까지 명확하게 전달된다. 험한 자갈길이나 패인 노면을 지날 때도 차체 흔들림을 안정적으로 통제하며 유유히 빠져나가는 드라이빙 감각은, 마치 잔잔한 수면 위를 미끄러지는 ‘블랙 스완’의 움직임을 그대로 닮아 있다.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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