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10년을 들여 완성한 두 번째 장편의 극장 개봉을 불과 8일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애니메이션 감독 허범욱이 28일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그의 신작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끝내 관객과 함께 보지 못한 유작으로 남았다.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이날 SNS를 통해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 개봉을 앞두고 있던 허범욱 감독이 오늘 오전 돌아가셨다”고 비보를 전했다.

고인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오는 8월 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열릴 예정이던 언론시사회가 당일 오전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그로부터 나흘 만에 허 감독의 별세 소식이 전해져 영화계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1983년생인 허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 연출을 전공했다.

단편 ‘평범한 식사’, ‘선량한 인간들의 도시’, ‘갈라파고스’ 등을 통해 인간 사회의 폭력성과 모순을 파고드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장편 데뷔작 ‘창백한 얼굴들’로 국내외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창백한 얼굴들’은 2015년 네덜란드 홀랜드 애니메이션 영화제 장편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한국 독립 장편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허 감독은 이후 약 10년 만에 두 번째 장편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를 완성했다.

작품은 인간이 되려는 돼지와 짐승으로 변해가는 인간의 생존을 그린 하드보일드 애니메이션이다. 현대 사회의 폭력성과 인간성의 본질을 담았다.

개봉 전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안시와 시체스, 부천 등 세계 35개 영화제에 초청됐다.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성우 남도형과 배우 한우진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다. 한우진은 1인 30역의 모션캡처 연기를 소화해 화제를 모았다.

첫 장편으로 세계 무대의 문을 열었던 허 감독은 두 번째 작품으로 다시 관객 앞에 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긴 시간 공들인 영화의 국내 개봉을 직접 지켜보지 못하게 됐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8시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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