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한화오션은 얼마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진심을 담아 깊이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한국어·영어 영상을 올렸다.

영상 길이는 2분49초다. 27일 현재 조회수는 47만회를 넘어섰다.

한화오션은 영상에서 “세계가 인정한 압도적인 기술력”과 정부·관계기관의 지원을 언급한 뒤 “하늘을 감동시킨다는 마음가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이어 잠수함 모형을 건네는 장면 위에 “그러나 저희가 조금 부족했습니다”라는 문구를 띄웠다.

패배를 숨기지 않았다. 영상 말미에는 “우리의 바다를 넘어 세계를 향했던 그 진심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며 “세계의 바다에서 K-해양 방산이 선택되는 길을 반드시 찾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눈부신 결실을 만들어 낼 그날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댓글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화오션을 응원합니다”라는 댓글에는 7400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 “진심으로 최선을 다한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는 글도 5400여개의 공감을 얻었다.

“3년 넘게 엄청난 노력을 했을 텐데 이를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반응에는 4200여명이 힘을 보탰다.

“최선을 다했으면 실패가 아니라 경험”, “세상에 헛된 일은 없다”, “대한민국 대표 방산기업을 응원한다” 등의 댓글도 이어졌다.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이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까지 항해한 사실을 들어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화오션의 영상은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도전의 의미를 강조했다. 방산 수주 탈락을 다룬 기업 영상으로는 이례적인 관심을 모았다.

다만 조회수와 댓글이 캐나다 잠수함 사업의 결과까지 바꾸지는 못한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에 밀렸다.

캐나다는 소음과 피탐 면적을 줄이고 정찰 능력을 강화한 초계 잠수함을 원했다. 한화오션은 도산안창호급을 기반으로 한 잠수함을 제안했고, 독일 측은 스텔스 설계를 앞세운 212CD급을 내세웠다.

유지·보수·정비 분야에서도 독일 측이 유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과 노르웨이, 캐나다가 같은 기종을 운용할 경우 부품과 정비 체계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한화오션은 수주전 동안 기술력과 정부 지원을 부각했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전까지 현지 경쟁 상황을 제대로 파악했는지를 두고 의문도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실패 원인과 내부 보고 체계를 먼저 점검해야 할 시점에 감성적인 영상으로 분위기를 돌렸다는 비판도 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에 머물 경우 다음 수주전에서도 같은 결과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다.

47만 조회수와 응원 댓글을 실제 수주로 바꾸려면 기술·MRO 열세와 정보 보고 체계부터 냉정하게 되짚어야 한다.

한화오션은 캐나다에서 고전했지만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는 표준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남미 심해 유전용 표준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기본설계로 미국 선급 ABS의 기본설계 검토 인증과 노르웨이 선급 DNV의 개념 승인을 획득했다.

서아프리카용 표준 모델에 이어 남미 시장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프로젝트별 맞춤 설계 대신 검증된 플랫폼을 활용해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표준화 전략이다.

노사 문제에서는 법정 공방에 들어갔다. 한화오션은 지난 22일 사내 협력업체 웰리브 노동조합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인정 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기업이 중노위의 사용자성 판단을 법원에서 다투는 첫 사례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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