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윌리엄스의 감동, 한국 무대서 재발견

같은 인물, 다른 매력…‘3인 3색’ 완성

9월13일까지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 공연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카르페 디엠(Carpe Diem·현재를 즐겨라)”

1989년 전 세계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던 한마디가 한국 무대에서 다시 살아났다. 영화의 명장면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극만의 호흡과 배우들의 에너지로 새롭게 탄생한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한국 초연으로 막을 올린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는 베테랑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와 신예 배우들의 신선한 에너지가 어우러지며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영화가 남긴 감동은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무대만의 생생한 호흡과 감정의 밀도를 더해 또 다른 감동을 완성했다.

작품의 중심에는 학생들의 삶을 바꿔놓는 영어 교사 ‘존 찰스 키팅’이 있다. 학생들에게 타인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아가라고 이야기하는 ‘존 찰스 키팅’ 역은 차인표, 오만석, 연정훈이 맡아 각기 다른 매력으로 무대를 이끈다.

◇ “세 명 모두 다른 다정함”…오만석, 이유 있는 자신감

원작 영화에서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권위주의적 교육과 부모의 기대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가는 청춘들의 현실을 그려내며 시대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의 연기는 지금까지도 명연기로 회자되며 영화사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이번 한국 초연 역시 ‘키팅’이 전하는 ‘카르페 디엠’의 메시지를 중심축으로 삼는다. 학생들이 그의 가르침을 통해 스스로를 발견하고 두려움을 넘어 성장하는 과정은 오늘날 청춘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작품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서로 다른 결의 ‘키팅’의 매력이다. 배역이 지닌 따뜻한 인간미와 부드러운 리더십, 강한 신념과 카리스마 등 본질은 같지만, 차인표 오만석, 연정훈만의 각자 다른 캐릭터 해석으로 완성하는 무대가 매회 색다른 감동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키팅’ 역을 맡은 세 배우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다정함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품은 각자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먼저 무대에 익숙한 오만석은 “아무리 비슷하게 하려고 해도 다르다. 살아온 시간과 그 안에서 느끼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운을 띄었다.

오만석은 연정훈에 대해 “그냥 얼굴만 봐도 다정하다. 다정함이 몸에 배어있다”라고 소개했다. 차인표에 대해서는 “연습 내내 학생들이 정말 예쁘다며 고생 많이 한다고 일주일에 두세 번 메뉴를 바꿔가면서 밥을 사준다. 아이들 중심으로 이끌어주는 다정함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긴 시간 반복되는 연습에 지치지 않도록 현장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했다고 밝혔다. 오만석은 자신에 대해 “차인표와 연정훈 중간쯤의 다정함”이라며 “차인표 형님과 연정훈이 가진 다정함 중 내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차인표 “학생 아닌 인생의 동료”…연정훈 “3회 필수 관람 추천”

올해 58세라고 밝힌 차인표는 “원작에서 ‘키팅’은 30대 초반이다. 그가 살아보지 못한 20년을 더 살았다”라며 “원작에서는 선생의 입장에서 학생들을 바라봤다면, 나는 세상을 같이 살아가는 동료로 바라봤다. 이는 나이가 어리고 많음을 떠나, 우리 모두 변화를 꿈꾸며 틀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틀을 부수는 것보다 다른 여러 틀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차인표와 같이 처음 연극에 도전한 연정훈은 자신을 ‘막내 키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형님들의 연기를 보며 많이 배우고, 남경읍·박지일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새롭고 좋은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3명의 ‘키팅’이 정말 달라, 이것이 작품의 강점이다. 꼭 세 번 관람하길 추천한다. 열심히 만들었고, 앞으로도 좋은 무대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는 1989년 개봉해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톰 슐만의 동명 원작을 국내 최초 정식 라이선스로 무대화한 작품이다. 1959년 미국 뉴잉글랜드 명문 기숙학교 웰튼 아카데미를 배경으로, 입시와 성공만을 강요받던 학생들이 키팅 선생을 만나 삶의 의미와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현실의 억압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닐 페리’ 역 김락현·이재환·찬희 ▲‘토드 앤더슨’ 역 김태균과 문성현 ▲‘녹스 오버스트’ 역 임지섭과 김주민 ▲‘찰리 달튼’ 역 이탁수와 김재민 ▲‘리처드 카메론’ 역 시우 ▲‘스티븐 믹스’ 역 하성훈이 무대에 올라 청춘의 불안과 용기, 그리고 변화의 순간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꿈보다 성과를, 개성보다 정답을 요구하는 현실 속에서 ‘현재를 살아라’는 세대를 초월한 공감의 메시지를 전하는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는 오는 9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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