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페란 토레스가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무적함대’ 스페인이 리오넬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를 꺾고 16년 만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에서 전,후반 90분을 득점 없이 맞선 뒤 연장 후반 1분 터진 토레스의 결승포로 1-0 신승했다.
스페인은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통산 두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특히 결승까지 8경기에서 14골을 넣고 단 1골만 내주는 견고한 수비력으로 정상에 섰다. 이 기간 7승1무를 기록, 무패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2022 카타르 대회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는 펠레가 이끌던 브라질(1958·1962)에 이어 64년 만에 월드컵 2연패를 노렸으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월드컵 ‘라스트 댄스’가 유력한 메시는 마지막 무대에서 우승컵을 아쉽게 품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부상자가 2명, 퇴장자가 1명 나오는 등 여러 변수에 휘말리면서 정규시간에 단 1개의 슛도 시도하지 못했다. ‘수문장’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으로 버텨냈는데 끝내 한계를 넘지 못했다.

스페인은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쥐었다. 오른쪽 측면의 라민 야말을 활용해 기회 창출을 모색했다. 야말은 전반 4분 오른쪽 측면에서 굴절된 공을 잡아 아르헨티나 골키퍼 마르티네스와 맞섰으나 왼발 슛이 걸렸다.

스페인은 왼쪽 풀백 마크 쿠쿠렐라의 전진을 통해 더욱더 거세가 몰아붙였다.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가 하프라인 부근으로 내려와 역습의 기점 노릇을 하고자 했다.

열띤 공방전이 지속했다. 스페인이 지속해서 볼 점유율을 높였으나 아르헨티나도 협력 수비로 야말의 동선을 제어하는 등 틈을 보이지 않았다. 스페인 역시 압박 강도를 유지하면서 메시를 중심으로 한 아르헨티나에 이렇다 할 반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전반 39분 최전방 공격수 미켈 오야르사발, 전반 43분 쿠쿠렐라가 한 차례씩 아르헨티나 골문을 두드렸으나 여의찮았다.
아르헨티나는 전반44분 부상 변수를 맞았다.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통증을 호소하며 니콜라스 오타멘디와 교체돼 물러났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양 팀은 후반 초반에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스페인이 후반 1분 알렉스 바에나의 오른발 슛을 시작으로 다시 아르헨티나 수비진은 흔들고자 했으나 ‘빅 찬스’를 좀처럼 얻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도 야말을 끈끈하게 방어하면서 뒷공간을 노렸다.
나란히 변화를 선택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13분 오른쪽 수비수 곤살로 몬티엘을 빼고 나우엘 몰리나를 투입했다. 스페인은 4분 뒤 파비안 루이스, 오야르사발 대신 페드리, 페란 토레스를 각각 내보냈다.
야말의 움직임이 조금씩 살아난 스페인은 후반 22분 기회를 잡았다. 야말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빠른 몸놀림에 이어 주발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크로스했다. 이때 토레스가 수비 견제를 따돌린 뒤 헤더 슛으로 연결했는데 마르티네스 골키퍼 품에 안겼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25분 또다른 수비의 핵심 크리스티안 로메로마저 몸에 이상을 느껴 그라운드를 떠났다. 파쿤도 메디나가 투입됐다. 동시에 오른쪽 측면도 로드리고 데 폴이 빠지고 훌리아노 시메오네가 들어갔다. 스페인보다 하루 덜 쉰 아르헨티나는 주력 수비수가 연달아 빠지면서 최대 위기에 몰렸다.
스페인은 후반 30분 다니 올모와 바에나를 빼고 미켈 메리노, 니코 윌리암스를 각각 투입하며 승부를 걸었다. 그리고 2분 뒤 페드리, 파우 쿠바르시의 연이은 슛이 나왔는데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또다시 저지했다.
스페인은 쉴 새 없이 몰아붙였으나 아르헨티나 역시 안정적인 수비 조직과 마르티네스 골키퍼의 방어로 버텨냈다.

후반 추가 시간 아르헨티나는 다시 변수와 마주했다. 경고를 안고 있던 미드필더 엔조 페르난데스가 거친 태클을 시도하다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다. 스페인은 수적 우위까지 안았다.

후반 종료 직전 스페인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토레스가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야말이 날카로운 왼발 슛을 때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몸을 던져 쳐냈다.
결국 스페인은 90분간 15개의 슛을 쏟아내고도 득점과 연을 맺지 못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단 1개의 슛도 시도하지 못했으나 끈끈한 방어로 버텨냈다. 양 팀 승부는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에도 마르티네스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이 이어졌다. 연장 전반 3분 윌리암스가 노마크 헤더 슛을 시도했는데 동물적인 감각으로 몸을 던져 저지했다. 윌리암스는 3분 뒤 문전 혼전 상황에서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앞선 상황에서 메리노의 반칙이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스페인은 마르틴 수비멘디, 에릭 가르시아를 투입하며 연장에 승부를 내고자 했다. 반면 수적 열세인 아르헨티나는 수비수 마르코스 세네시를 내보내며 승부차기를 염두에 뒀다.
스페인은 연장 전반 13분 메리노가 윌리암스의 크로스 때 절묘하게 머리로 연결, 골문 구석을 겨눴으나 공이 살짝 벗어났다.

하지만 깨질 것 같지 않던 0의 균형은 기어코 깨졌다. 연장 후반 1분이다. 윌리암스가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 때 골문 왼쪽에서 몰리나의 견제를 따돌리고 머리로 떨어뜨렸다. 이 공을 토레스가 달려들어 강력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날 20번째 슛 시도 만에 득점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가 전진한 가운데 스페인은 토레스가 연장 후반 13분 한 차례 더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아르헨티나는 연장 후반 추가 시간 5분이 주어진 가운데 메시의 코너킥 때 시메오네가 골문 앞에서 오른발 슛 기회를 잡았으나 너무 강하게 차 골문 위로 떴다. 이후 긴 패스 등을 묶어 최후의 반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스페인은 기어코 한 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면서 우승 꿈을 이뤘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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