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연기 거부하다 5수한 김대명…“세상과 타협해 성균관대 합격”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예비 1번이었다. 주변에서는 이미 합격한 사람처럼 축하했다. 그러나 그해 남자 합격생은 단 한 명도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배우 김대명은 서울예대 입학을 눈앞에 두고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렇게 믿기힘든 ‘5수’가 시작됐다.
김대명은 19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 출연해 대학 입시를 5차례 치른 사연을 밝혔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에 입학하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중앙대학교, 동국대학교 등 여러 학교에 도전했다.
김대명은 “대학에 계속 떨어지다가 5수까지 했다”며 “결국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 갔다”고 말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4수 때였다. 김대명은 “무슨 깡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서울예대를 봤다”며 시험장에서 들었던 교수의 말을 떠올렸다.
교수는 김대명의 연기를 본 뒤 “내가 너를 붙여야 할지 떨어뜨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대명은 그 말을 합격 신호로 받아들였다. 합격 발표 결과는 예비 1번이었다.
보통 예비 3~4번까지 빠지는 경우가 있어 김대명과 주변 사람들은 사실상 합격으로 여겼다.
김대명은 “다들 축하한다고 했다”며 “서울예대 학생이 되고 신동엽 후배, 유재석 후배가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축하도 미리 다 받았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김대명은 “그해 여자는 예비 6번까지 빠졌는데 남자는 한 명도 안 빠졌다”고 밝혔다.
예비 1번이었지만 끝내 추가 합격 연락은 오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진짜 기적같이 5수를 하게 됐다”고 웃었다.

당시에는 웃을 수 없었다. 김대명은 “그냥 멍했다”며 “이 학교와는 운명이 아닌가 보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경제적 여유도 없었다. 그는 “집이 유복한 것도 아니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원비를 마련하며 다녔다”고 말했다.
연기를 포기할 생각도 해봤다. 그러나 연기를 하지 않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김대명은 “연극영화과에 가지 않고 연기도 하지 않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았다”며 다시 입시에 도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5수에 이르러서야 반복된 낙방의 원인도 돌아봤다. 문제는 실력이 아니라 고집이었다. 김대명은 “왜 자꾸 떨어지는지 생각해보니 내가 너무 고집이 셌다”고 밝혔다. 입시 연기에는 학교가 기대하는 일정한 형식이 있었다. 그러나 김대명은 그 방식을 따르기 싫었다.
김대명은 대사를 과장하기보다 실제 말처럼 연기했다. 자신만의 방식은 지켰지만 입시에서는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결국 다섯 번째 도전에서 태도를 바꿨다. 김대명은 “5수가 되니까 세상과 타협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다섯 번의 도전 끝에 들어간 성균관대는 배우 김대명의 출발점이 됐다. 그는 이후 영화 ‘더 테러 라이브’, 드라마 ‘미생’과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특히 ‘미생’의 김동식 대리는 김대명의 대표 캐릭터로 남았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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