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영종도·평창=원성윤 기자] 악천후 속 장거리 주행에서 피로감 없이 든든한 안정감을 주는 차를 만나면 여전히 반갑다. 이번 시승의 동반자는 토요타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 라브4(RAV4) 하이브리드다.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인천 영종도에서 출발해 강원도 평창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 시동을 켜고 와이퍼를 작동시키며 플레이리스트에서 데이식스(DAY6)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재생했다.

비바람을 뚫고 청량하게 뻗어나가는 밴드 사운드와 단단한 베이스라인이 마치 라브4의 듬직한 주행 질감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 도심의 부드러움을 벗고 강인함을 입다: 이전 세대와의 차별화

이전 4세대 라브4가 도심형 SUV의 부드러운 유선형 이미지를 강조했다면, 현행 5세대 라브4는 강인하고 다부진 8각형(Octagon) 테마를 앞세워 정통 SUV의 굵직한 선을 자랑한다.

하지만 진짜 변화는 겉모습이 아닌 ‘뼈대’에 있다. 토요타의 차세대 플랫폼인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를 적용하면서, 이전 세대에서는 트렁크 하단에 자리했던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뒷좌석 하단으로 옮겼다. 이 영리한 설계 변경 덕분에 트렁크 공간의 손실을 완전히 없앴을 뿐만 아니라, 차량의 무게 중심을 획기적으로 낮춰 주행 안정성을 이전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끌어올렸다.

◇ 빗속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지휘, 반자율주행의 진가

이날 시승 환경은 꽤나 가혹했다. 영동고속도로를 지나는 내내 비가 쏟아졌지만, 데이식스의 흔들림 없는 보컬처럼 라브4의 주행 보조 시스템은 놀라울 만큼 견고했다.

가장 감탄한 부분은 비가 오는 악조건 속에서도 완벽하게 작동한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다. 폭우로 인해 노면이 반사되고 차선이 흐릿해진 상황에서도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와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은 단 한 번의 흐트러짐 없이 차로 중앙을 정확히 물고 달렸다.

빗길에서는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가 오작동해 차선을 놓치거나 갑작스럽게 제동을 거는 차량들이 더러 있는데, 라브4는 앞차와의 간격을 부드럽게 조절하며 운전자의 피로와 불안감을 완벽하게 지워냈다. 여기에 후륜의 구동력을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E-Four(사륜구동) 시스템이 젖은 노면을 끈끈하게 움켜쥐며 미끄러짐 없는 코너링을 완성했다.

◇ 멈추지 않는 스트로크, 경이로운 하이브리드 효율

노래가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도 밴드의 에너지가 지치지 않는 것처럼, 라브4 하이브리드의 진짜 무기는 바로 ‘지치지 않는 효율’이다. 2.5리터 다이내믹 포스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결합은 출력과 연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영리하게 잡아낸다.

빗길을 뚫고 영종도에서 평창까지 꽤 긴 거리를, 그것도 에어컨과 통풍시트, 열선을 번갈아 켜며 달렸음에도 실연비는 무려 18km/ℓ를 기록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에서는 전기 모터가 미끄러지듯 차체를 이끌었고, 고속 구간에서는 엔진과 모터가 유기적으로 힘을 합쳤다. 주유소에 들를 생각조차 잊게 만드는 이 압도적인 지구력을 경험하고 나니, 하이브리드 외길을 고집스레 개척해 온 토요타의 기술력에 새삼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완벽한 여정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다

데이식스의 노래가 끝날 무렵, 비가 잦아든 평창의 발왕산이 눈앞에 펼쳐졌다. 악천후 속 장거리 운전 특유의 뻐근함 대신, 믿음직한 파트너와 함께 무사히 도착했다는 묘한 성취감이 남았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화려한 기교나 과장된 치장으로 시선을 끌지 않는다. 대신 탄탄히 다져진 기본기, 빗속에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정교한 반자율주행, 그리고 압도적인 연료 효율로 운전자의 여정을 묵묵히 지원한다. 일상의 궂은 날씨부터 주말의 긴 장거리 여행까지. 이 차는 당신의 삶이라는 여행에서 가장 든든하고 완벽한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갈 자격이 충분하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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