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최광희는 최근 유튜브 채널 ‘이동형TV’의 ‘측면승부’에 출연해 최욱을 언급했다. 그는 우선 최욱의 능력과 장점을 평가했다.

그러나 뒤이어 최욱이 “약간 맛탱이가 갔다”고 말을 꺼냈다. “개차반”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인물평 하기도 했다. 진행자 이동형도 “최욱이 신뢰받는 언론인 4위에 오른 후 부터”라며 맞장구를 쳤다.

최 평론가는 칭찬으로 시작했지만 뒷말은 이처럼 날카로웠다. 오랜 시간 함께 방송했고, 여러 차례 논란과 하차를 거친 뒤에도 다시 손을 내밀었던 매불쇼 진행자 최욱을 향한 공개 비판이었다.

온라인에서는 즉각 반응이 갈렸다. 가까이서 지켜본 최광희가 최욱을 비판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매불쇼’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인물이 다른 방송에서 최욱을 겨냥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일부 이용자는 “은혜를 모른다”며 최광희를 질타했다.

최광희와 ‘매불쇼’의 인연은 짧지 않다. 그는 영화 코너 ‘시네마 지옥’에 출연하며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을 선보였다. 도발적이고 엉뚱한 발언으로 ‘미치광희’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의 언행은 때때로 웃음을 만들었지만 논란도 불렀다. 그때마다 최광희는 코너에서 빠졌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곤 했다. 최광희는 복귀할때마다, 최욱이 자신을 다시 불러준 것에 고마움을 나타낸 바 있다.

최광희는 본래 기자 출신이다. YTN에서 5년간 기자로 일했다. 그가 최욱을 비판한 이유로 ‘견제받지 않는 영향력은 오판할 수 있다’는 의식에서 나온건지 모르겠다. 또는 개인적인 서운함이 남은 것인지, 현재 공개된 짧은 발언만으로는 단정할 순 없다.

최욱을 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한 과거 출연자는 최광희만이 아니다. 시사평론가 오창석도 한 영상에서 지방선거 관련, 유시민 작가를 향해 “XX 그 따위로 얘기를 하느냐”고 한 뒤 “최욱 형, 책임감 좀 가지세요”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매불쇼’에 출연했던 모든 패널이 최욱을 등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매불쇼에서 활약한 신인규, 최진봉 등 여러 정치·시사 패널이 프로그램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최욱은 정치 진행자로 출발하지 않았다. 그는 개그와 공연을 꿈꾸며 오랜 무명 생활을 견딘 방송인이다. 스스로를 언론인이나 정치평론가보다 ‘광대’로 규정해왔고, ‘매불쇼’에서도 시사와 유머를 섞는 방식을 고수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매불쇼의 정치적 색채가 짙어졌다. 최욱은 정치·사회 현안을 거침없이 다루면서 영향력을 키웠다. ‘매불쇼’는 연예와 영화 중심의 토크쇼를 넘어 정치권 인사들이 앞다퉈 찾는 대형 시사 채널로 성장했다. 현재 김어준의 프로그램과 함께 진보 성향 미디어 시장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 상황이다.

영향력이 커진 만큼 말 한마디의 무게도 달라졌다. 최욱도 자신의 발언으로 수차례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6월 방송에서 극우 성향 온라인 이용자를 겨냥해 “탱크로 밀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하기도 했다. 민감한 사안들을 ‘광대’ 특유의 유머로 풀어나갔지만, 채널이 점점 커지면서 진행자 최욱의 말 한마디에 셀프 검열이 더해지는 분위기다.

이제 ‘매불쇼’가 더는 웃음을 추구하는 가벼운 개그 방송만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과거라면 농담으로 흘러갔을 표현도 이제는 정치적 발언으로 기록된다. 진행자가 패널의 말을 수습하는 위치를 넘어, 자신의 발언까지 책임져야 할 대형 스피커가 됐다.

경쟁자의 시선도 달라졌다.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쓰고 있는 왕관의 무게가 커질수록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떠난 뒤 돌아오는 말이다. 함께 웃었던 사람의 비판은 모르는 사람의 공격보다 아프다. 특히 여러 차례 손을 내밀었던 상대가 다른 무대에서 “맛이 갔다”고 말한다면 더욱 그렇다.

최욱은 방송 이외의 개인생활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로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외로움 역시 그가 가진 영향력의 그림자다. 떼어지지 않는 한몸이란 의미다.

시청자와 청취자는 지금의 최욱을 무명 개그맨이나 작은 팟캐스트 진행자로 인식하지 않는다. 그의 말과 선택을 평가하고, 책임을 요구한다.

함께 방송했던 출연자들도 그를 겨냥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만큼, 최욱의 영향력이 커진 탓(?)이다. 최근의 저격들도 그 연장선에서 어렵지 않게 이해된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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