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디펜딩 챔피언’ 젠지 꺾고 결승행
‘임금 체불’ 등 내홍 속 빛난 팀워크
DK, 첫 EWC 우승 ‘정조준’
2026 EWC 서사 주인공은 DK

[스포츠서울 | 파리=김민규 기자] ‘디펜딩 챔피언‘의 여정은 4강에서 멈췄다. 반면, 팀 안팎의 어려움을 이겨낸 디플러스 기아(DK)는 하나로 뭉친 정신력을 앞세워 창단 이후 첫 e스포츠 월드컵(EWC) 결승 무대를 밟는 감동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젠지는 1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2026 EWC 리그 오브 레전드(LoL) 준결승 3세트에서 DK에 패하며 세트스코어 1-2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정상에 올랐던 젠지의 EWC 2연패 도전도 함께 막을 내렸다.
승자는 DK였다. 최근 임금 체불 문제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겪었던 DK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를 하나의 힘으로 바꾸며 ‘디펜딩 챔피언’ 젠지를 넘어 결승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만들어냈다.

3세트는 예상대로 신중하게 시작됐다. 두 팀 모두 무리한 교전 대신 운영에 집중했다. DK는 바텀 주도권을 바탕으로 첫 드래곤을 확보했고, 젠지는 공허의 유충을 모두 가져가며 맞섰다.
팽팽한 균형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젠지는 탑에 힘을 실어 ‘기인’ 김기인의 성장을 도왔고, 탑 1차 포탑을 먼저 철거했다. 하지만 DK는 바텀에서 차분히 이득을 쌓으며 두 번째 드래곤까지 손에 넣었다. 경기 시작 12분이 넘도록 킬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양 팀은 조심스러운 운영을 이어갔다.
첫 균열은 젠지가 만들었다. 15분경 미드에서 ‘루시드’ 최용혁을 잡아내며 경기 첫 킬을 기록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령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듀로’ 주민규를 내주며 완벽하게 흐름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DK도 곧바로 반격했다. 18분경 ‘쇼메이커’ 허수가 바텀 합류로 기인을 끊어내며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승부의 흐름을 결정짓는 장면이 나왔다. 22분 미드 한타가 결정적이었다. DK가 무려 4킬을 쓸어 담으며 승부의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 곧바로 바론까지 확보하며 운영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왔다.
한 번 넘어간 흐름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24분경 드래곤 교전에서도 DK가 다시 승리하며 세 번째 드래곤을 확보했고, 글로벌 골드 차는 4000 이상으로 벌어졌다.
물론 젠지에게 희망은 있었다. 1세트에서 1만 골드 차를 뒤집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DK가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30분경 드래곤은 젠지가 가져갔지만 한타에서는 다시 패했다. 기세를 탄 DK는 그대로 젠지 본진까지 밀어붙여 쌍둥이 포탑 하나를 철거하며 승기를 굳혔다.


결정적인 장면은 34분이었다. ‘쵸비’ 정지훈이 홀로 적진 깊숙이 들어갔다가 끊기며 추격의 불씨마저 꺼졌다. DK는 곧바로 두 번째 바론까지 확보했고,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36분경 바론 버프를 두른 DK는 마지막 공세에 나섔다. 젠지 본진에서 열린 최후의 한타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DK는 그대로 넥서스를 파괴하며 37분 만에 승부를 끝냈다.
디펜딩 챔피언 젠지의 EWC 2연패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반대로 DK는 숱한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위기를 견뎌내며 팀이 더 단단해졌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젠지를 넘어 첫 EWC 결승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올해 EWC 서사의 주인공은 DK였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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